당랑거철/무모인가? 용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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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거철/무모인가? 용맹인가?
  • 정문섭 박사
  • 승인 2022.06.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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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섭 박사

당랑거철(螳螂拒轍 táng láng jù zhé)
사마귀 당, 사마귀 랑, 막을 거, 바큇자국 철

이 성어가 나온 유래들을 보면, 모두 사마귀의 무모함을 꾸짖고 있지만 그 지향하고자 하는 바와 우리에게 주는 시사가 조금씩 다르다.

회남자(淮南子)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장공(BC794-731)이 사냥터로 가던 중에 웬 벌레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바퀴를 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고 말을 모는 수종에게 물었다.

허허, 그 놈 참 기세가 대단하구나. 저건 무슨 벌레인고?”

사마귀라는 벌레입니다. 이 녀석은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 모르는 놈이옵니다. 제 힘은 생각지 않고 적을 가볍게 보는 놈입니다.”

저 벌레가 인간이라면 틀림없이 천하무적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미물이지만 그 용기가 가상하니 수레를 돌려 피해 가도록 하라.”

齊莊公出獵, 有一蟲擧足將搏其輪, 問其御曰, 此何蟲也. 對曰, 此所謂螳螂者也. 其爲蟲也, 知進而不知却, 不量力而輕敵. 莊公曰, 此爲人而必天下勇武矣. 廻車而避之.

 

문선(文選)에 보면, 중국 삼국시대 진림(陳琳)이 군웅들에게 띄운 격문에 이 말이 나온다.

조조는 이미 덕을 잃어 의지할만한 인물이 못된다. -중략- 지금 열악한 조조의 군사는 사마귀가 제 분수도 모르고 앞발을 휘두르며 거대한 수레바퀴를 막으려고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장자(莊子)천지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안합(顔闔)이 위() 영공의 태자를 보좌하게 되어 거백옥(蘧佰玉)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태자는 나면서 모자라고 천방지축이라 그대로 두면 나라가 위태롭고, 잘못하다간 제가 위태롭습니다.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경계하고 삼가십시오. 그대의 몸가짐을 바르게 하십시오. 겉으로는 그를 따르고 속으로는 조화를 이루십시오. -중략- 당신은 사마귀를 아시지요? 수레가 달려오자 화가 나서 그의 앞발을 벌리고 막아서서 죽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런 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입니다. 만용을 부리다가는 수레(태자)에 깔려 죽습니다.”

 

이 성어는 대체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큰 힘을 가진 상대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꼬집는 말을 의미한다. 이에 더하여 자기를 압도하는 상대에게 덤빌 정도로 용맹함을 가리키는 말도 될 수 있다.

문선에서 진림은 조조를 사마귀처럼 무모한 용기를 가진 자라고 폄하하며 이 말을 썼다. 그러나 한시외전에서는 장공의 말에 수많은 용사들이 미물의 용감함도 인정할 줄 아는 군왕인데 하물며 용감한 자임에야 말해 무엇 하랴하며 구름처럼 장공에게 몰려들었다는 후일담을 만들었다. 무모를 용맹으로 바뀌게 하였다는 것이다.

장자에서는 거백옥이 사마귀처럼 죽음도 각오하고 무모하게 그 군주에게 충성을 보이다가 죽임을 당한다면 애석하게도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계하며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당랑거철이지만 이처럼 상대가 누구냐,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대처하는 처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먼저 무모한 자를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런 자를 멀리하고 배척해야 한다. 이 성어의 주요 의미이다.

때로는 무모한 도전이 국가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선구자적인 행위 즉, ‘가상한 용기와 용맹으로 귀감이 되도록 격려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 성어의 지향이다.

또한 난폭하고 포악한 사람을 모셔야하는 경우에 어찌할 것인가? 사마귀처럼 무모하게 나서지 말고 신중하고 삼가는 태도를 강조한 거백옥의 고언은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며 처세해야하는 사람들이 음미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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