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학생들 ‘쌍치’ 농촌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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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학생들 ‘쌍치’ 농촌봉사활동
  • 정명조.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7.06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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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동아리 회원 14명 2박 3일 농활

 

왼쪽부터 김혜성(1), 백송이(2), 김홍일(1), 소지혜(2), 이지은(1), 이지혜(1), 이은진(2), 최강연(1), 허성 주민, 문한솔(4), 정은서(2), 최다희(2), 박진석(1), 김홍일(1). 괄호는 학년.

 

쌍치면에서 지난 628일부터 30일까지 23일 동안 전주대학교 역사동아리 역사랑회원 14명이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629일 오후 330분 무렵 찾아간 쌍치 운암마을 허성(48) 농가의 드넓은 콩밭에서는 대학생들이 풀매기를 하느라 연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젊은 학생들 농활, 마을 활력 생겨

콩밭 주인 허성 씨는 어제 학생들이 쌍치에 농활을 왔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해서 오늘 아침부터 일을 도와주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한 시기에 이렇게 도움을 주고, 또 젊은 학생들이 오니까 마을에 활력도 생겨서 이래저래 좋다고 반가움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농활대 대장을 맡은 문한솔(4학년) 역사랑 회장은 어떻게 쌍치로 농활을 오게 됐느냐는 물음에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저희가 농촌활동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순창이 여성농민인 오은미 도의원이 당선된 지역이라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오은미 의원한테 연락을 드려서 소개를 받았어요. 저희가 역사동아리인데, 숙소 마을회관 옆에 전봉준 기념관도 있고, 또 빨치산 활동 무대기도 해서 쌍치로 오게 됐어요.”

문 회장은 저희가 역사동아리를 지난해 만들어서 작년엔 남원농민회에 연락해 남원에서 처음 농활을 했고, 이번에 두 번째 농활을 순창으로 오게 됐는데 학생들이 순창이 정말 깨끗하고 흙냄새도 좋다고 만족해해서 앞으로도 계속 순창으로 농활을 올 것 같다면서 역사동아리 회원 30명 중에서 절반가량인 14명이 농활을 왔고, 저하고 운영진 2학년 5명을 뺀 나머지 8명이 1학년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힘들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

학생들에게 어제와 오늘 이틀 경험해본 농촌봉사활동 소감을 들어봤다.

신체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뭔가 내면적으로는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예전에 고구마 캐본 경험은 있는데 이렇게 농사 돕는 건 처음이에요. 원래 중고등학생 때부터 역사 수업 듣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어요. 저희 동아리는 꼭 역사 관련된 게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활동들도 하고 캠페인 같은 거를 할 수 있어서 되게 좋았어요. 동학농민운동 그런 건 알고 있었는데, 전봉준 기념관이 순창에 있는 건 처음 알았어요.”- 최강연(전주·상담심리학과 1학년)

농사일 많이는 안 해 봤지만, 시골집에서 할아버지할머니가 농사를 지으셔서 잡초 뽑는 거랑, 고추 따는 거, 마늘 뽑는 거는 해봤어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데, 땅에서 느껴지는 감성 같은 것과 농활 하면서 인간의 감정,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경험해 보고 싶어요.”-이지혜(고흥·산업디자인학과 1학년)

 

흔히 먹는 콩 어렵게 나오는 구나

역사문화콘텐츠 전공도 잘 맞고 좋아하던 쪽이라서 굉장히 만족해요.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처음 농촌 일을 했어요. 이게 콩밭이잖아요. 저희가 흔히 먹는 콩인데 이렇게 어렵게 나오는 구나라고 정말 느끼게 되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걸 해보니까 힘들긴 하지만 약간 재밌기도 해요. 기회가 된다면 내년, 내후년에도 농활을 하고 싶어요.”-백송이(서울·역사문화콘텐츠학과 2학년)

한 학생은 오전보다 오후가 확실히 나요, 작업 속도가 빨라졌어요라면서 그 짧은 기간 안에 익숙해지는 게 재미있네요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농사일 며칠 더 하고 가면 되겠다고 권하자 그건 안 돼요라고 단호하게 말허리를 잘라 주위 학생들을 웃게 했다.

 

전주대 역사동아리 농활대는 여성농민인 오은미 도의원 당선자에게 연락해서 순창으로 농활을 오게 됐다.

 

기회 되면 농활 계속 하고 싶어요

전주에서 나고 자랐는데, 할머니가 장수·진안 시골 분이셔서 가끔씩 풀 뽑기, 고구마 캐기, 고추 따기, 도라지 캐는 거 도와드렸어요.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싶어서 공부를 많이 해야죠. 전시회나 이런 것들도 많이 보러 다녀야 하고요.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농활을 하고 싶은데, 군대를 가게 될 것 같고, 군대를 다녀오면 복학생이라 활동이 어려울 것 같아요.”-박진석(전주·역사학과 1학년)

기자는 박진석 학생에게 기자의 대학생 때 농활 경험을 빗대 이렇게 조언했다.

복학생 때 농활을 돕는 방법이 있어요. 후배들이 어디로 농활을 가잖아요. 먹을 거 사 가지고 가서 주고 오면 돼요. 저 때는 복학생 선배들이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와서 먹을 거 주고 그냥 돌아갔어요. 자기가 있으면 후배들이 불편하다고 먹을 거만 주고 갔어요. 이게 어느덧 30년 전 얘기네요.”

 

내년에도 순창으로 농활기대

박진석 학생은 땀 흘리고 일한 뒤 평가하면 속에 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맥주 한 잔만 먹어도 너무 졸려서 다들 일찍 잠들었다면서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까 동네 형님들하고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대화를 듣고 있던 허성 씨는 학생들한테 농활을 하려면 한 1주일 정도는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잡으려고 하다가 장마기간이 겹쳐서 23일로 짧게 일정을 정했다고 그러더라면서 학생들이 내일 오전에 일하고 돌아간다고 해서, 오늘 저녁에 토종닭 몇 마리 잡아서 백숙에 순창막걸리 한 잔 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허성 씨는 “8남매(35) 형제자매 중에서 3명은 순창에서 살고, 5명은 외지에서 살고 있는데 저는 한 번도 순창을 떠나본 적이 없다면서 이렇게 학생들의 웃음소리만 들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젊은이들이 떠나간 농촌의 씁쓸한 풍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역사동아리 역사랑역사를 사랑하고 함께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문한솔 회장의 바람대로, 전주대학교 역사랑 회원들은 내년에도 순창으로 농활을 와서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농활대가 오은미 도의원에게 쓴 감사 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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