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과 이룸학교를 알린 ‘오티즘 엑스포 71번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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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과 이룸학교를 알린 ‘오티즘 엑스포 71번 부스’
  • 정명조 객원기자
  • 승인 2022.07.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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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즘 엑스포’ 자폐성 장애·발달지연 정보 공유
순창 이룸학교, 엑스포에서 주목 받아
▲ 71번 부스, 이룸학교 이나리 센터장(오른쪽)과 김수형 팀장
▲ 이벤트 : 지금 이 시간 가장 행복한 가족뽑기

“1회 개최됐을 때는 관람하러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2회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고 우리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사업,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현장에서 충분히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순창에서 이뤄지는 활동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룸학교(전라문화교육협회 순창지부)’가 제2<오티즘 엑스포>에 참가했다. 이룸학교는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와 청소년 방과 후 활동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오티즘 엑스포>는 자폐성 장애 및 발달지연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상담, 제품과 서비스를 한 자리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생애주기별로 당면한 과제와 미래 설계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박람회다.

지난 2019년도에 우리나라에서 1회가 개최됐고, 코로나 때문에 개최를 못 하다가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에이티(aT)센터에서 2회가 개최됐다.

 

이룸학교, 발달장애인 인식개선 엑스포 도전

지난 22일 오전 10,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이룸학교에서 만난 이나리 센터장과 김수형 팀장은 아직 그때의 뭉클함이 남아있는 어조로 취재에 응했다.

이 센터장은 참가 신청할 때 심정을 말했다.

“‘그런 큰 무대에서 저희 활동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혹시 주어진다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용기 내서 엑스포 주최 측에 연락을 해봤죠. 기본적으로 비영리·영리업체 상관없이 참가 신청이 가능해요. 하지만 대외적으로 공신력이 강한 회사나 단체들 위주로 참가 신청을 받아요. 저희는 복지관도 아니고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곳도 아니에요. 순창에서 막 2주년이 지난, 어떻게 보면 햇병아리 같은 센터잖아요.”

이번 엑스포 참가 기관을 보면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지만 대학교·장애인보조기기회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지역복지관·관련 학회·관련 협회 등 규모가 있고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센터장은 참가 과정을 설명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전화를 했어요. 저희가 있는 순창은 사실 장애인 복지관도 없고 우리는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하고 청소년 방과후 활동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 활동으로 순창의 주민들, 우리 친구(발달장애인), 선생님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현장의 소리를 좀 들려주고 싶다’, ‘주간 활동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자기 지역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한테도 소개를 해주고 싶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긴급 위원회를 열었고 저녁 8시 반쯤 승인이 났다고 전화가 왔어요. 없는 부스를 추가로 만들어줬어요. 그게 ‘71번 부스고 정중앙, 가장 좋은 위치에 있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에게 제공할 부스를 신설하면서 기존에 있던 다른 부스들을 다 조정했대요.”

 

엑스포에서 주목 받은 71번 부스

 

기자는 엑스포 현장 분위기를 물었다. 이 센터장은 2일 동안의 활동을 쉬지 않고 얘기했다.

저희 구상은 이룸학교를 옮겨 놓자였어요. 실제로 이룸학교의 1교시, 2교시, 3교시 그리고 종례 이렇게 시간표를 걸고 예를 들어 1교시가 반장 선거면 후보를 선출해서 2명의 후보가 피켓을 들고 행사장에 나갔어요. 그래서 관람객들의 투표로 8월 반장이 뽑힐 수 있도록 진행을 했어요. 이런 식으로 해서 10시부터 12시 오전수업을 하고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 1시부터 3시까지 오후수업을 하면서 매번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공방시간 같은 경우 만든 공예품을 전시해두고 오엑스(OX) 퀴즈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 점씩 가질 수 있게 했어요. 저희가 곤충 치유와 치유 농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직접 수확한 블루베리와 상추 모종도 드렸어요. 특별한 이벤트도 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행복한 가족을 뽑는 이벤트였어요. 여섯 가족을 신청받아서 그 가족의 사연과 사진을 즉석에서 찍어서 붙여놓고, 관람객들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한테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요청했죠.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가족은 저희가 12일 여행을 보내드리는데 저희가 있는 순창으로 오게 해서 성인 발달장애인은 저희의 주간활동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청소년들은 주말에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거죠. 그 가족들은 순창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벤트를 했어요. 양일간 했으니까 총 두 가족입니다.”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 센터장은 좀 쑥스럽지만이라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저희 71번 부스 앞에 관람객이 많아서 질서유지 운영지원팀이 이틀 동안 계속 찾아오고 질서를 지켜달라고 장내 방송을 했어요. 저희야 여력이 없어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오려주고 붙여주고 만들어준 평상시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전시하며 진행했죠. 학생들의 응원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어쩌면 소소하게 준비를 했는데, 오히려 도시의 거창한 것보다 시골의 정서가 있는 프로그램이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 자신한테 엽서를 쓰면 저희가 순창에 와서 한 달 뒤에 보내주는 엽서 이벤트도 했는데, 너무 마음 뭉클한 내용이 많아요.”

 

발달장애 아들을 둔 조순창 배우의 방문

대화 중에 순창에서 온 배우 조순창 씨가 오래 관람하다 갔다고 해서 수소문해 통화를 해보았다. 발달장애를 가진 막내아들을 둔 조순창(순창읍) 씨는 지난 2019년에 순창에 와서 발달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사회적 자립 공간을 제공하고자 커피공장과 유기농 허브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순창 씨는 지난 23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한젬마 오티즘 엑스포 예술 총감독의 초대를 받아 엑스포를 관람하러 갔고 그곳에서 우연히 순창의 이룸학교 부스를 만나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순창에서 특수교육지원청이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제 막내아들 같은 친구들의 교육문제, 지원문제 등을 상의하려 했는데 막막했어요. 순창에 이룸학교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죠. 앞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싶습니다.”

엑스포를 방문한 소감을 물었다.

현장은 축제였어요. 모든 벽이 없고 누구나 주인공과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발달장애인 가정이라든지 봉사하는 분들이 같이 참여하니 더더욱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그 중에 순창의 이룸학교 부스가 제일 주목받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에게 엑스포 참가 소감을 물었다.

햇병아리인 저희가 큰 무대에서 주목받으니 이룸학교의 교육방향이 옳고 저희의 노력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척 보람 있는 기회였습니다. 참가를 위해 휴관했는데, 휴관하면 보호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시거든요. 그런데도 오히려 응원해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을 달아주신 보호자분들과 주민 여러분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런 이야기들을 좀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

기자는 요즘 이엔에이(ENA)에서 방송하는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관심 있게 시청하고 있다. 자폐가 있는 주인공이 변호사로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내용이다. 티브이엔(tvN)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실제 다운증후군을 지닌 배우가 출연했다. 케이비에스(KBS)에서 지난 2013년 방영된 드라마 굿닥터에서도 자폐 의사가 주인공으로 나왔고, 이 드라마는 미국에서 다시 제작돼 흥행에 성공했다.

이 밖에 여러 드라마와 영화가 장애를 다뤘는데 이런 추세는 최근 장애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기자는 <열린순창> 585호 기사에서 순창군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이 301명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 중 지적장애인이 288, 자폐성장애인이 13명이다. 지적장애인 중 22, 자폐성장애인 중 4명이 이룸학교에 다니고 있다. 나머지 자폐성장애인 9명과 지적장애인 266명은 누가 어디에서 보호하고 보살피고 있을까?

다양성을 존중하는 열린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포용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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