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주민에게 호소합니다
상태바
[조재웅] 주민에게 호소합니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08.09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은 취재하면서 보고 듣고 얻는 사실 가운데 기사로 보도할 수 없었던 뒷이야기나 기자의 생각을 쓰는 것이라고 배웠고, 지금까지 그래왔기에 개인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

혹여 언론사가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언론사마다 논조가 있고, 그 논조는 얄팍한 압박 따위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드립니다. 저는 열린순창기자이기 전에 순창사람입니다.

금산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저는 골프장 확장에 반대합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아이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동안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으로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농약 성분이 흙이나 강물에 쌓이고 쌓여 수십 년 후에 지금의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고, 18홀 골프장에서 농약을 뿌려대면 그 날리는 농약에 노출된 아이들에게서 어떤 피해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골프장 관련 취재를 하며 많은 사람의 다양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찬성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찬성하는 사람 중 일부는 객관적 근거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나 관광객 증대, 허울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앞세워 목소리를 높이고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찬성 의견을 쥐어 짜내는 상황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분명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습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지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였습니다. 반대는 하는데 찬성하는 이들 중에 지역의 유지·선배 등이 많아 눈치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껄끄러워지기 싫어 피하고 대놓고 의견을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반대하면서도 눈치 보며 목소리 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시설을 아이들에게 물려줄지도 모릅니다. 단 한 명의 아이, 단 한 명의 주민이 골프장 때문에 건강이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소위 찬성 측에서 주장하는 (사실은 거짓말과 다르지 않지만) 골프장이 어떤 지역 경제 효과를 가져다주든 확장해서는 안 됩니다. 골프장 확장을 반대한다고 확장이 반드시 무산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냄으로써 보호장치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무산되는 것이 가장 좋고, 골프장이 피해로부터 아이들과 주민들을 보호하는 장치는 하나라도 더 마련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하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이 찬성하는 객관적 근거는 대지 못하면서, 환경피해의 객관적 근거를 대라고 합니다. 인터넷만 검색해봐도 골프장 관련 피해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추가 취재해서 보도하겠지만, 왜 피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지 생각해봤습니다.

골프장 확장이 승인되고 공사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피해가 발생해도 개인이 대처해야 합니다. 피해 당사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개인이 기업과 싸우며 피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피해가 없거나 적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취재하며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금산골프장 확장사업에는 순창 출신 브로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브로커는 지역 선·후배들에게 밥 사고 술 사며 마치 자신이 골프장 실제 소유주인 것처럼 골프장 확장을 찬성해달라고 한답니다. 이 사람이 실제 브로커라면 무엇을 위해 앞장서고 있을까요? 정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주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얻는 이득이 있을 겁니다. 돈일 수도 있고, 골프장 회원권일 수도 있고, 보통사람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커다란 이권일 수도 있습니다. 브로커가 한 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사익은 뒤로 감춘 채, 마치 지역을 위하는 것처럼 포장하며, 책임질 수 없는 일에 앞장서고, 여기에 휘둘리는 이들도 많아 보입니다. ‘브로커는 반대하고 싶지만, 눈치 보며 나서지 못하는 주민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브로커자신의 이익을 위해 눈치 보는 주민을 나서지 못하게 회유하고 겁박할 뿐입니다.

브로커역할을 하는 이들까지 설득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눈치만 보지 말고 순창에서 태어나 순창에서 자랄 아이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그 아이들의 눈치를 보고 판단해주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순창 농부]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변수기 회장, 임하수 총무
  • 고창인 조합장 징역 2년 구형
  • 최순삼 순창여중 교장 정년퇴임
  • 순창읍 관북2마을 주민들 티비엔 '웰컴투 불로촌' 촬영
  • 선거구 획정안 확정 남원·순창·임실·장수
  • 순창시니어클럽 이호 관장 “노인 일자리 발굴 적극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