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평화마라토너, 순창 경유하고 판문점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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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 평화마라토너, 순창 경유하고 판문점 향해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9.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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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불수의 몸, 반신불수 남·북한 평화에 바친다”

 

뇌경색을 앓아서 반신불수의 몸이 됐어요. 남북으로 갈라져 반신불수가 되어 있는 남·북한 평화를 위해 제 반신불수의 몸을 끝까지 바치겠습니다.”

지난 2일 오후 6시 무렵 강명구(65) 평화마라토너가 군청 앞에 도착했다. 강 마라토너는 지난 822일 제주에서 출정식을 열고 제주에서 로마까지 11000km, 강명구의 400일 평화달리기마라톤을 시작했다. 제주를 출발한 지 12일 만에 순창에 도착한 강 마라토너는 불편한 몸이지만 평화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마라토너는 그 동안 제주-포항-울릉도-독도-부산-양산-삼랑진-청도-대구-칠곡-김천-광주를 거쳐 이날 도착한 순창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3일 오전 임실로 향했다. 강 마라토너의 국내 마라톤 최종 목적지는 판문점이 있는 파주로 오는 923일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강 마라토너는 며칠간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01일부터 118일까지 유라시아 비단길 아시럽 평화길마라톤을 이어갈 계획이다. 베트남 호치민 생가터에서 출정식을 열고, 캄보디아-태국-방글라데시-인도-이란-이라크-터키-그리스-북마케도니아-코소보-몬테네그로-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로 이어지는 마라톤의 종착지는 바티칸 교황청이다. 아시럽 평화길은 11000km의 기나 긴 여정이다.

군청 부근 음식점에서 마주한 강 마라토너는 1957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나 1990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2009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에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담담하게 말했다.

“34살 때 미국으로 가서 25년 간 살았어요. 미국에서 받은 인종차별과 온갖 핍박은 말도 못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딱 하나있어요. 고생고생하면서 드넓은 대륙을 보며 평화에 대한 큰 꿈을 키우게 된 거예요. 교황님을 모시고, 판문점에서 평화를 노래하고 싶어요.”

 

강 마라토너는 지난 20205월 뇌경색으로 우측 마비가 왔다. 그는 뇌경색을 앓은 탓에 다소 어눌해진 말투지만 최종 목적지 바티칸에 도착해 교황님을 만나서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또박또박하게 전달했다.

유럽에서 날아온 전쟁 소식에 쓰러졌던 몸을 일으켜 다시 달리기로 했습니다. 평화를 원하는 전세계 희망을 모아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러 갑니다. 교황님을 초대해 한반도 판문점에서 2023년 성탄미사를 올려주실 수 있도록, 70년 간 지속된 전쟁을 끝내는 평화의 길을 완성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겠습니다.”

강 마라토너는 지난 201791일부터 2018106일까지 1년이 넘는 400일 동안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중국 단둥까지 15000km를 달린 바 있다. 헤이그는 1907년 이준 열사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일본의 대한제국 침략을 규탄하고 일본이 강제 체결한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알리기 위해 고종 황제 특사로 파견된 장소로 이준 열사기념관이 세워진 곳이다.

강 마라토너는 유라시아 평화마라톤은 안타깝게도 압록강이 눈 앞에 보이는 중국 단둥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면서 교황님을 만나 판문점에서 평화미사를 올리고, 아버님 고향인 북녘땅을 내 발로 밟고서 압록강까지 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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