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훈] 행정감사 미룬 의원들이 향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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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행정감사 미룬 의원들이 향한 곳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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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난 15일의 일이다. 행정감사로 한창 질의응답이 벌어져야 했을 이날 군의회에는 의원들이 아무도 없었다. 모두 서울에 간 것이다.

이날 서울에서는 800여명의 기초의원이 모여 ‘지방자치 발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폐지하라는 내용이 골자인데 말하자면 지방재정 확충해서 의정비 인상하란 얘기다. 앞서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 폐지 등의 내용으로 수차례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에 군의원 전원이 합세해서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한 것이다.

행정감사는 군의원이 집행부의 잘잘못을 따지고 시정을 요구하는 의미깊은 자리이다. 필요하면 군수에게 출석요구를 해서 따진다. 이번 감사 역시 마찬가지로 군 직원들은 물론 실ㆍ과장들도 한 달 가까이 야근을 해가며 의원이 요구한 자료를 만들었다. 이 같은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고 제 밥그릇 챙기러 간 ‘슈퍼 갑’ 군의원들의 상식 밖의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군 의회는 ‘순창군 상수도 급수조례’ 개정에 따라 순창읍 지역과 마을단위 하수도가 설치된 24개 마을주민에게 하수도 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 불가피성을 떠나 상수도 요금 인상에 이어 당연히 주민부담이 가중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요금절감 방안 등 단 한마디도 묻지 않은 채 이를 가결했다. 몇 달 전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하겠다고 하여 진행한 의정비 인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0%가 넘는 군민이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지만(인하해야 한다는 문항은 아예 없었음) 주민의견은 휴지조각 버리듯 무시하고 전라북도 14개 시ㆍ군 의회에서 유일하게 의정비 인상을 관철했다. 군의원들 눈에는 3000만원도 적나보다.

같은 날 유등면에서 시행된 공공비축미곡 매입량은 배정량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쌀값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농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결과다. 전날 농민회에서는 정부의 양곡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며 군청 앞에 나락을 적재했다. 3000만원이면 최근 쌀값으로도 논 50마지 이상 농사를 ‘아주 잘’ 지어야 겨우 만질 수 있는 돈이다.

‘양곡정책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군의원들이 대표로 상경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으랴’는 기대는 틀렸다. 하여, 이런 식이라면 2006년 이전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대우함이 좋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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