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도 소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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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골소리/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도 소통해야 합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2.10.12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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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상대방에게 내 이야기를 해서 나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아니다. 서로 전제로 하는 배경과 정보가 다르면 소통이 아닌 불통이 되고, 내 관점만을 고수하면 먹통이 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상대방의 속에 들어 있는 생각과 관점을 끌어내고, 내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어 함께 흐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소통은 테크닉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화법전문가 구현정 교수가 20136월 발간한 <소통 불통 먹통> 책을 소개한 글입니다.

소통을 부정하거나 홀대하는 정치인은 독재자 아니고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하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모두 말을 잘할 수 없듯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하고만 살 수도 없습니다. 더구나 스스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많이 만나며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정치인이 말이 통하는 사람하고만 소통하는 것은 소통아니고 불통이고 먹통입니다.

언제나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듣고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가까이 서 있겠습니다. 문턱을 확 낮추겠습니다. 여러분이 주시는 조언과 질책도 항상 달게 받고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화합하는 정치를 위해 열심히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고통과 아픔을 생생하게 듣기 위해 항상 가까이에 있겠습니다. 충분히 상의하고 충분히 의견을 물어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겠습니다.”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지역)를 만들겠습니다. 군림하고 통치하지 않고 대화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소통을 강조한 정치인의 취임사 가운데 한 대목입니다.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경청의 지혜를 발휘했다고 합니다.

귀를 기울여 들음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이청득심 以聽得心) “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현명해지는 지혜를 배웠다. 지금의 나를 가르친 것은 내 귀였다.”는 칭기즈칸의 말이 사실을 입증합니다.

중국 당나라 태종은 그의 신하 위징의 간언에 따라 양쪽 의견을 들으면 밝게 되지만, 한쪽 의견만을 들으면 어둡게 된다는 뜻인 겸청즉명 편청즉암’(兼聽則明 偏聽則暗)을 평생 좌우명으로 실천했다고 합니다.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은 듣는 것이야 말로 사람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아는 총명한 지도자였고, “상대에게 다가서는 지름길은 그들에게 ''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를 내미는 것이다. 듣기를 잃는 순간 나를 앞세우고 남을 지배하려 한다는 경구를 실천했다는 글을 읽고, 요즘 사람들 특히 각 분야의 지도자(리더)와 정치인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자()가 중요합니다. 지도자가 듣고 싶은 얘기만 듣지 않으려면 지도자의 참모(측근)가 다양해야 합니다.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한다는 대통령, 출근길에 기자들과 일문일답(도어스테핑)하는 대통령,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가 너무 없어 그냥 먹어도 되냐고 반말할 만큼 과도하게 친근해지려는 대통령이 국민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듣기보다 본인의 말이 많기도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자기와 잘 통하는 사람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혹여, 지방정치에서도 가깝고 잘 통하는 사람의 얘기만 듣고, 왠지 나와 다를 것 같은 사람의 생각은 아예 챙기지 않는 참모가 가득하고 그 참모들 얘기만 들으며 잘 소통하고 있다고 만족하지 않나 우려됩니다.

정치인과 주민은 상하관계 아닙니다. 행정과 지역사회는 더구나 상하관계 아닙니다. 정치인과 주민은 진실한 유대와 대등한 관계를 기본으로 대화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진정한 대화와 협력을 위해서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 사이의 다른 점들을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개별 가치를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다른 것틀린 것을 같은 뜻으로 생각하고 집행하면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집니다.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은 정말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정치인에 대해 가장 서운하고, 가장 많이 비판하는 것이 불통임을 잘 알면서도, ‘나는 다르다. 나는 잘할 수 있다고 말만 앞세우면 금세 똑같다고 들통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심(民心)'입니다. 정치인은 공동체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주민의 눈과 주민의 소리를 더 많이 보고 들어야 합니다. ‘나와 잘 통하는 사람의 말만 믿다 낭패 볼 수 있습니다.

림양호 〈열린순창〉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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