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8쌍 늦깎이 합동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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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8쌍 늦깎이 합동결혼식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1.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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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우리 행복하게 살게요”

▲ 다문화가정 8쌍 합동결혼식이 지난 17일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여러 사정 때문에 결혼식을 치루지 못한 다문화가정을 위해 ‘사랑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결혼식에서는 8쌍의 다문화가정의 신랑ㆍ신부가 각각 턱시도와 면사포를 두르고 백년가약을 약속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각각 서영완ㆍ리파완(순창읍 남계), 권병래ㆍ도티늉(순창읍 순화), 오용갑ㆍ정훼이(순창읍 남계), 임형재ㆍ누엔티짱다이(인계 갑동), 양종기ㆍ신세라(적성 지북), 위성식ㆍ호티얀(복흥 석보), 모환수ㆍ팜티단(쌍치 금성), 박시백ㆍ스론속가이(쌍치 옥산)씨로 이들은 난생 처음 입어보는 예복과 의식에 어색해하면서도 기쁜 표정이었다.

합동결혼식의 화촉은 오용갑씨의 어머니와 호티얀씨의 어머니가 각각 밝혔다. 주례를 맡은 강병문 순창향교 전교는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신부는 사랑하는 신랑을 만나러 바다를 건너왔다”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고 눈이 있어도 흠을 보지 않고 살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짧게는 작년부터 길게는 13년째 함께 살아온 부부로 이뤄진 이들 가운데 같이 생활한지 오래 된 부부는 대부분 아이를 낳고 살고 있지만 경제적 사정 때문에 결혼식은 치르지 못했었다. 목화회(회장 윤오순)에서는 수년 전부터 이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결혼식을 치러주고 있으며 군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결혼식으로 아내에게 못다한 약속을 지킨 양종기(47)씨는 “늦게라도 결혼식을 해서 다행이며 장인어른을 못 모신 것이 아쉽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아내가 퇴직할 때 까지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한두 해 내로 처갓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씨와 아내 신세라씨 사이에 3명의 자녀들도 부모의 늦깎이 결혼식을 축하했다.

합동결혼식은 생략되는 절차 없이 폐백과 피로연을 모두 갖춰 격을 높였다. 목화회에서는 8쌍의 부부에게 각각 이불세트를 선물했으며  군내 미용실에서는 신부화장을 무료로 자원봉사해 훈훈함을 더했다. 각 기관에서도 선물과 축의금을 내어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식을 마친 이들은 인근 지역으로 1박2일간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날 모인 500여명의 하객들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축하를 건네며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랐다. 늦게나마 아들의 결혼식을 보게 된 신랑의 부모들 가운데서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다.

▲ (좌) 서영완·리파완(태국) 부부(읍 남계리) / (우) 권병래·도티늉(베트남) 부부(읍 순화리)

▲ (좌) 오용갑·정훼이(중국) 부부(읍 남계리) / (우) 임형재·누엔티짱다이(베트남) 부부(인계 갑동리)

▲ (좌) 양종기·신세라(필리핀) 부부(적성 지북리) / (우) 위성식·호티얀(베트남) 부부(복흥 석보리)

▲ (좌) 모환수·팜티단(베트남) 부부(쌍치 금성리) / (우) 박시백·스론속가이(캄보디아) 부부(쌍치 옥산리)

■ 인터뷰

행사 주관한 윤오순 목화회장

오늘 결혼식장에 온 사람 모두 아름답다. 단 둘이 하는 것보다 풍성해서 보기 좋다. 처음에는 3쌍밖에 안 돼 합동결혼식을 예식장에서 치렀지만 점점 늘어나 자리를 실내체육관으로 옮기게 됐다.
군내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결혼식은 의미가 크다. 특히 젊은 부부가 적은 실정에서 대부분 다문화가정은 아이를 낳고 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기여하고 있다. 목화회에서는 추석과 설에 명절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합동결혼식에 대한 인상이 좋아질수록 신청하는 부부의 수도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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