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무개념’을 경험한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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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 ‘무개념’을 경험한 10월 31일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11.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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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돌아가는 모양새가 무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31일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전에는 순정축협이 향교 옆에 한우명품관을 짓는다며 기공식을 했고, 오후에는 읍사무소에서 금산골프장 확장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앞서 지난달 30,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비극적인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울 이태원의 한 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렸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며 111일 오전 7시 기준 155명이 사망하고, 15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는 중·고등학생도 있었고, 많은 20대 젊은이들이 청춘을 제대로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삶을 마감했다. 2014416일 발생했던 세월호 사고 이후 최대의 국가적 비극이 다시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 수습과 함께 115일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모든 행사 등을 취소했다. 계획했던 많은 행사를 취소하며 허망하게 삶을 마감한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이런 비극적 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 순정축협은 한우명품관 짓는다며 건축할 부지에 만찬 자리까지 마련하며 수백명 사람을 모아 놓고 성대한 기공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최영일 군수와 신정이 의장을 비롯한 군 의원, 오은미 도의원 등 군내 정치인이 참석했고 일부는 축사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내 자식·가족 아니니 순창서 무슨 행사 하든 상관없다 여겨야 할까? 기공식 하지 않으면 한우명품관 공사가 안 되는 것일까? 정치인들은 참석을 정중하게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일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순창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이날 오후에 열린 금산골프장 관련 공청회는 폭력 사태까지 발생했다. 공청회 막바지 주민 의견 듣는 시간, 도내 한 일간지 부국장이라고 밝힌 이가 발언했다. 그는 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말했는데, 말과는 달리 확장 찬성 측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하자 반대 측이 반발했다. 이 과정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다 결국 반대 측 주민 2명이 찬성 측으로 보이는 이들로부터 폭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공청회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공청회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영상 촬영을 하려는 <열린순창> 기자에게 골프장 사업 관계자는 초상권운운하며 촬영을 거부했다. 공개된 장소에서 소위 공청회하는데 촬영 거부한 이유는 뭘까?

한 참석자는 결과만 놓고 보면, 골프장 확장 반대하는 주민 억압하기 위해 사전 모의하고 그런 분위기가 공개되지 않도록 촬영을 못 하게 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찬성 측으로 보이는 한 참석자는 반대 측 발언자로 나선 하승수 변호사를 향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심한 욕설을 했는데 골프장 확장에 앞장서 온 ㄱ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주민 의견 달리하는 이런 자리에 참석해 의견 들어야 할 군수와 의장, 군 의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오은미 도의원만 참석해 도내 일간지 부국장이라는 분의 부당한 공격을 받았을 뿐.

국가애도기간에 행사하는 축협, 국가애도기간에 열린 성대한 기공식에 참석해 축사는 해도, 정작 있어야 하는 자리는 피하고 숨어 주민 의견 제대로 청취해야 할 때는 나 몰라라하는 정치인, 공청회에서 폭력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순창의 무개념을 경험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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