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누리집에 공개된 ‘2022년 순창군 예산기준 재정공시’ 자료에 따르면 순창군의 2022년도 세입예산(기금 포함)은 4835억원이고, 재정자주도는 57.47%로 파악됐다.

재정자주도 비율(%)은 ‘(자체수입+자주 재원)÷자치단체 예산 규모×100’으로 산출한다. 여기서 자주 재원은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을 더한 금액이다.

‘재정자주도’는 전체 세입에서 사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의 비율로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운영의 자율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자립도’보다 ‘재정자주도’ 중요

재정전문가들은 지방재정을 평가할 때 ‘재정자립도’보다 ‘재정자주도’가 더욱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한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전환연구소 기획이사 등을 맡아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공인회계사는 지난 8월 30일 오후 7시 군립도서관 다목적홀에서 ‘지방자치 혁신과 시민단체의 역할-조례, 예산, 지역문제 해결을 중심으로’라는 특강을 진행하며 의미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당시 하승수 변호사는 ‘순창군 세입예산-세입재원별 현황(일반회계)’을 분석하면서 “순창군의 2021년도 4460억1300만원 세입재원을 살펴보면 △지방세 4.68% △지방교부세 41.14% △보조금 40.25% 등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지역에서 사업을 제안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재정자립도가 떨어져 예산이 없다’는 말인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여건을 분석할 때 주로 사용되는 개념에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있다. 재정자립도는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2022년도 순창군은 7.68%다. 반면 재정자주도는 57.47%로 군수와 행정부, 의회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쓴다면 군정을 바꿀 수 있다.”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 도내 5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각 항목 별로 공개하고 있는 ‘지방재정 365’ 누리집에서 전북 14개 시·군 별로 2022년도 재정여건 중에서 △재정자주도 △재정자립도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을 일일이 검색해서 비교해봤다. 순창군 재정자주도 57.47%는 도청과 14개 시·군의 합계평균 57.66%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순창군 재정자립도 7.68%는 도청과 14개 시·군의 합계평균 11.9%에 못 미쳤다.

도내 14개 시·군 중에서 재정자주도 1위는 진안의 64.88%였고 이어서 △무주 61.93% △남원 61.22% △정읍 60.58% △장수 60.01%로 60%를 초과했다. 전주시는 49.85%로 재정자주도 최하위였다.

‘지방자치단체별 세출예산규모를 주민등록 인구수로 나눈 금액’인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은 도청과 14개 시·군의 합계평균 884만8533원이었다. 순창군의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은 1603만8000원으로 도내 합계평균의 2배가량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 1위는 장수 1813만9000원이었으며, △임실 1772만9000원 △무주 1729만3000원 △진안 1711만2000원이 순창군보다 액수가 많았다. 전주는 순창군의 1/5가량인 311만9000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군의원, 대안 제시 능력 중요”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재정자립도는 도시 지역이 농촌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고, 재정자주도와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은 농촌 지역이 도시 지역보다 높았다.

하승수 변호사는 “서울 중구의 경우 예산은 5700억원 규모로 순창군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지만, ‘주민1인당 세출예산액’으로 계산하면 418만2000원에 불과해 순창군의 1/4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오히려 농촌 지역에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여건이 있기 때문에 군의원들이 예산을 들여다보고 공부하면서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