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 이암마을의 이색적인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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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 이암마을의 이색적인 졸업식
  • 정명조 객원기자
  • 승인 2022.11.23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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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1명 참여한 ‘이암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보따리’
이색적인 졸업식을 개최한 구림 이암마을 주민들

 

이렇게 사람들 빠지지 않고 항시 많이씩 나와.”

개근상이라도 하나 타려고 한 번도 안빠졌는디 빠지게 생겼어.”

농사로 바빠도 세 시간이니까 아주 용을 쓰고 나오지.”

졸업식을 앞둔 주민들은 결석 없이 열심히 나왔다며 한마디씩 했다.

지난 1114일 구림의 아담한 이암마을(이장 신성우) 할머니 경로당에서 뜻깊은 졸업식이 열렸다. 경로당에는 낙엽으로 만든 자화상, 활동했던 사진들, 이쁜 그림에 써진 자작시 같은 작품이 잔뜩 전시돼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행사준비로 북적인 경로당에서 오랜만에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수강생들(대부분 70~80대 어머니들)의 요청으로 읍내 중국음식점에서 간짜장 30개 정도가 배달됐고 즐겁게 식사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후 최길석 순창문화원 원장, 신정식 구림면장이 내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이 시작됐다.

 

7개월 동안 총 30회 강의

졸업여행(전주 한옥마을)
졸업여행(전주 한옥마을)

 

이암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보따리는 올해 4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공모한 ‘2022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순창문화원이 운영하며 구림면 이암마을 주민21명을 대상으로 총 30회로 진행되고 이날은 28회차 강의였다.

올해 59일 개강한 강의는 매주 월요일 12시에 모여 그림책 놀이 팥빙수, 수박화채, 햄버거 등 음식 만들기 민요 등 음악활동 의성어 몸으로 표현하기, 낙엽으로 자화상 만들기, 아카시아 잎으로 파마하기, 실내 볼링, 시 짓기, 졸업여행 등 다양한 체험으로 구성됐다.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된 마을주민들에게 여러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함께 활동함으로써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자작시 낭송과 강사 공연

 

그룹 꽃자매
그룹 꽃자매

 

행사는 내빈소개, 인사와 사업소개, 졸업장 수여식 순서로 진행됐다. 신성우 이장은 인사말에서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중간에 진행이 멈춰버리면 어쩌나 해서... 그래서 월요일 오전이면 항상 오늘 강의 있는 날이라고 마을방송을 했어요. 이렇게 잘 끝나고 주민들이 즐거워하고 단합이 잘된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쁩니다.”

그리고 신삼순·권점순·조삼순·조춘자·이덕순·허순자 어머니들의 자작시 낭송이 있었다. 이어서 그 동안 활동했던 모습을 상영했는데, 당시가 떠오르는지 주민들은 아이고 이뻐라.. 하하하~ 에고 귀여워 히히히하며 박장대소를 했다.

축하공연으로 박연옥 보조강사가 민요를 부르고 자칭 4인조 그룹 <꽃자매>(박인순 부장, 이영화·박연옥·김원옥 강사)는 트로트가요 무조건에 맞춘 재밌는 춤사위를 선보였는데, 그 분위기가 재롱잔치하는 듯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내년에도 기회 주어지길

 

자작시
자작시

 

졸업장을 받은 한 주민은 간절한 바람을 소감으로 전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열심히 참여하다 보니 재미있고 마을 사람들 자주 만나고 함께 어울리니 즐겁고 보람찼습니다. 매주 21명이 한곳에 모여 체계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죠. 그런데 7개월 동안 이렇게 모이니 주민들 간 소통도 잘되고 마을에 활기가 도는 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도 이 사업이 우리 마을에서 이뤄졌으면 해요. 정말요.”

박인순 순창문화원 부장은 졸업식을 마친 소감을 말했다.

여기 어머님들이 정말 열정적이세요. 한두 번은 빠지신 분이 있는데 농사철에 바빠도 옷과 신발에 흙을 탈탈 털고 참석하세요.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열정적인 어머님들과 단합이 잘된 강사진의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주 월요일 즐거운 3시간

최길석 원장은 수강생들과 강사들을 치하하며 약속했다.

수강생 어머니들 모두 열심히 해주셨고 손수 만든 작품들을 보니까 좋네요. 7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에 이렇게 함께 애써준 우리 강사님들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도 이암마을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재순 사무국장은 한 가지 아쉬움을 표했다.

그동안 사업이 끝나면 결과물을 책으로 만들었는데, 이번 사업은 책 만들 예산이 책정 안 돼 아쉬워요. 30회차에 걸쳐 활동한 내용과 어머님들 활동 모습, 졸업사진, 자작시 등 결과물을 책으로 만들면 좋은데 다음에는 예산확보에 더 신경쓰겠습니다.”

구림 작은 마을 경로당에서 열린 졸업식, 월요일이면 강의가 있는 날임을 알리는 마을방송이 나오고 바쁜 일이 있어도 21명이 모여 강의를 듣고 서로 소식을 나누고 즐기는 3시간이 주초부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리라. 내년에도 이암마을에서 졸업식이 열리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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