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동]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순창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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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동]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순창상영...
  • 여균동 영화감독
  • 승인 2022.11.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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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동 영화감독

영화제라는 게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세계적 성공 이후 우후죽순처럼 각 지역마다 영화제를 만들고 사라지곤 한다. 나름 지역의 삶으로 스며들며 새로운 문화 영역을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영화제도 있다. 반면 지자체의 권위와 관광산업의 얼굴을 한 허영인 경우도 한둘이 아니다. 영화제를 다녀보기도 하고 한때는 영화제를 만들려고 동분서주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만한 에너지도 없고 솔직히 말하면 관심도 덜해진 내가 이렇게 영화제에 관한 글을 쓰게 된 것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서이다.

순창에서 비키출품 영화들을 상영하고 싶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비키

비키(BIKY)’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usan International Kids&Youth film festival)’의 영어약자이다. 아마도 부산국제영화제는 많이 들어봤지만 부산국제어린청소년영화제는 생소할 것이다. 나름 세계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위상의 영화제다.

귀가 솔깃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간 순창을 근거지로 해서 어린이, 청소년들과 더불어 영화캠프를 감독하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칠 순 없을까, 만들어진 작품을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방법은 없을까, 다른 곳(그게 전 세계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만)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순창이라는 지역에서 향유하는 방법은 없나 하는 생각이었다.

비키 집행위원장이 전화한 이유는 몇 년간 진행한 우리영화만들자활동을 뒤늦게 전해 듣고 반가운 나머지 전화를 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명 성인버전 영화제만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영화제가 백여 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어린이청소년영화제는 규모도 작고 아기자기한 교육프로그램과 지역 학교와 결합된 풀뿌리영화제가 많은 편이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17

17년간 활동해온 비키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을 터이고 나름 지역과 결합되며 공유하는 영화제를 고민해왔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영화만들자가 전북지역에서 만든 어린이청소년 영화들을 내년 202318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특별 섹션을 만들어 상영하겠다고 한다. 더없이 기쁜 일이고 바라던 일이다. 거기에 더하여 비키가 상영허락을 구한 전 세계 우수 작품을 순창에서 상영하자고 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는 일이다.

또 굳이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부산이라는 지역과 전라북도라는 동서 영화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순창만의 일이 아닌 셈이다. 고창 책마을해리와 부안 사회적협동조합 스토리쿱에게도 비키랑 놀아보라고 전해주었다.

하지만 청소년영화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가 아니라 쉽지는 않겠다 싶다. 향후 전망이 없으면 일회적인 행사나 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다들 순창에서 하는 것 보고요라는 분위기다. 그러거나 말거나 순창이 먼저 시작할 것이다.

덜컥 겁도 났다. 모두 알다시피 인구 3만 이하 농촌에서 과연 몇 명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주중이든 주말이든 낯선 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겠다고 극장을 찾겠는가? 상영될 영화들은 누가 봐도 훌륭한 영화들이다. 면단위 학생들은 어찌 올 것이며 심지어 초등학생은? 한숨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초에 비키 순창상영회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9일 개막식에 순창 면단위 3개 초등학교 전교생이 관람신청을 하여 전석 매진이 되었다. 출발이 좋다. 매년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순창의 청소년들이 직접 상영회, 나아가 영화제를 꾸려가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제가 살아있는 영화제라고 생각한다. 하여, 올해부터 비키랑 놀아보기로 했다.

 

129·10, 작은영화관 상영회

*참고로 비키랑 우리, 영화만들자상영회는 129(), 10() 순창 작은영화관 천재의공간에서 이틀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미미한 시작을 축하해 주려 많이들 오셔도 됩니다. 상영될 영화들은 우리영화만들자 누리집(wooyoungza.kr)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더불어 상영회는 온전히 주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농협 351-1133-4701-03 우리영화만들자사회적협동조합.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이렇게 허전하고 무책임할까 싶은 시대를 지나며,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고인들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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