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해
상태바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해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2.12.28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수나무 아래 방아 찧는 토끼(구글 이미지)
계수나무 아래 방아 찧는 토끼(구글 이미지)

 

2023년은 계묘년이다. 여기서 ()의 뜻은 열째 천간계, 북방계를 의미하며, ()의 뜻은 넷째 지지, 토끼를 의미한다. 북방은 검은색을 의미하므로, 계묘년은 검은 토끼해라고 할 수 있다.

토끼는 십이지 가운데 네 번째 동물로 ()’라고 한다. ()는 음력으로는 2, 시간으로는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를 가리킨다. 음력 2월은 농사가 시작되는 달이고, 묘시는 농부들이 논밭으로 나가는 시간이니 토끼는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게 된 것이다. 방위로는 정동 쪽을 의미한다.

 

우리 역사 속 토끼해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토끼해에 왕들과 유명 인사들이 많이 죽은 해이면서도, 경사가 많은 해이기도 했다. 고구려 태조왕 25(서기 77)에는 부여국 사신이 뿔 세 개 달린 흰 사슴과 긴 꼬리 달린 토끼를 바쳤는데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 하여 일대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려시대인 1087년에는 우리 민족 최고 문화유산 중 하나인 팔만대장경이 완성됐고, 1867년에는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가 완공된 해이기도 했다.

토끼해에 태어난 인물에는 지혜롭고 덕이 높은 사람들이 많았다. 신라 김유신을 비롯해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 생육신 김시습, 지석영. 한용운. 안중근. 양주동 등이 모두 토끼띠이다.

 

연약하지만 영리하고 평화로운 토끼 이미지

토끼는 포식자들에게 사냥 대상이기에 항상 주위를 경계하고 민감한 모습을 보여, 겁 많고 나약한 사람에 비유되었다. “놀란 토끼 뛰듯 한다”, “토끼 꼬리만 하다등은 작고 약한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고대 이래 지금까지 관통하는 토끼의 이미지는 영리함이다. 그 명민함은 봄이 되면 자기 굴까지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확보해놓고 새 풀이 날 때까지 일 년 동안 그 길로만 다닌다는 생태에서도 나타난다. 실제로 토끼의 지능은 50으로 호랑이(45), 거북이(20)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에 우리 조상들은 토끼를 꾀 많고 슬기로운 동물로 인식했다. 토끼는 꾀쟁이 토끼유형 설화에서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위기에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하는 영민한 동물로 묘사되며, 판소리 <수궁가>와 판소리계 한글소설 <별주부전(토끼전)>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영리하고 지혜로운 서민의 대변자로 나온다.

수천 년 전 옛날부터 동양인들은 토끼가 주는 순결함과 평화로움을 주목했다. 인도 불교에서부터 토끼는 달에 연관됐다. 중국 한나라 때 와서는 이상향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서 두꺼비와 함께 서왕모의 불로장생약을 절구에 찧고 있는 존재로 부각됐다. 때문에 일찍이 토끼를 이상향에 사는 동물로 생각해 왔다. 동요 가사처럼 이상향 달나라에서 계수나무 아래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생각했다.

 

토사구팽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은 본래 춘추시대(春秋時代) ()나라 재상 범려((范蠡)가 한 말로 전해오다가 한신(韓信)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 남긴 이야기로 유명해진다.

()의 항우(項羽)를 무찌르고 천하를 통일한 유방(劉邦)의 한()나라에서 공로가 가장 많은 한신은 처음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초왕(楚王) 자리에 봉해졌다. 그런데 유방은 항우가 사라진 뒤 한군(漢軍) 총사령관이었던 한신의 힘이 두려워 한신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그 때 마침 항우의 부하이면서 유방을 괴롭혔던 종리매(鐘離昧)라는 장수가 옛 친구였던 한신에게 의탁하고 있었는데, 이를 빌미로 유방은 한신을 초왕의 자리에서 회음의 제후로 강등시킨다. 고민하던 한신은 결국 부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결한 종리매의 머리를 들고 유방에게 갔는데, 유방은 곧바로 한신을 포박하여 처형시킨다. 이때 한신은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말한다.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구나.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좋은 (사냥)개는 삶겨지고, 높이 날던 새가 사라지니 좋은 활도 저장되고, 적국이 깨어지니 지략 있는 신하도 죽는구나! 천하가 이미 정해졌으니 나도 진실로 삶겨짐이 당연하구나!”(果若人言. 狡兎死 良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교활한 토끼(항우)를 잡기 위해 충성스러운 명견(한신)은 주인 사냥꾼(유방)의 뜻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추격 끝에 결국 토끼를 잡았지만 토끼를 잡은 사냥꾼은 할 일이 없어지자 자신의 충견을 삶아 먹는다는, 이용만 당한 충신의 심정을 드러낸 말이다.

 

<구토설화> - <수궁가>·<토끼전> 근원설화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는 토끼가 거북 등에 타고 용궁에 갔다가 간을 빼 먹힐 위험에 처하자 기지로 탈출한다는 이야기는 본래 인도의 우화적 설화였다. 그러다가 불경에 삽입되고, 이것이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문헌설화로 정착되는 구토설화(龜兎說話)이다. 구토설화는 조선 후기 판소리 <수궁가>나 판소리계 고전소설 <토끼전(별주부전)>의 기본 줄거리가 된다.

삼국시대 말 신라 김춘추(훗날 무열왕)가 백제에 복수하려고 고구려에 원군을 청하러 갔다가 구금된 고구려를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구토설화> 덕분이었다. 다음은 삼국사기김유신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보장왕은 춘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했다.

마목현과 죽령은 본래 우리나라 땅이니 만약 이를 우리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면 돌아가지 못하리라.”

춘추가 대답했다.

국가의 영토는 신하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신은 감히 명령을 따를 수 없습니다.”

왕이 분노하여 그를 가두고 죽이려 하다가 미처 죽이지 않고 있었다. 춘추는 푸른 베 300보를 왕의 총신 선도해에게 몰래 주었다. 선도해가 음식을 준비해 와서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하자 말했다.

그대도 일찍이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오.”

춘추는 이 말을 듣고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왕에게 글을 보내 말했다.

"두 영은 본래 대국의 땅입니다. 신이 귀국하여 우리 왕에게 이를 돌려보내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미덥지 않다면 저 태양을 두고 맹세하겠습니다.“

왕은 그때서야 기뻐하였다.

산토끼(구글이미지)
산토끼(구글이미지)

 

우리나라 야생 토끼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포유동물에 속하는 토끼는 야생형과, 야생형을 길들여 키운 집토끼와 애완용이 있다. 야생형 토끼는 전 세계에 280종이 있다. 우리나라 야생형 토끼로는 멧토끼, 만주토끼, 우는토끼 3종이 있다.

멧토끼는 몸통 길이가 4249정도이며, 꼬리 길이는 511이다. 털색은 일반적으로 회색을 띠며 허리와 꼬리는 담회갈색이다. 주로 아침과 저녁에 활동한다. 번식은 1년에 23회 정도이며, 한 번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겨울털은 일반적으로 길고 부드러우며 빽빽하게 나 있으나 여름털은 거칠고 짧다. 주로 해발 500m 이하의 야산에 서식한다.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한다.

만주토끼는 머리와 몸통 길이 4048, 꼬리 4.57.4, 체중 약 2이다. 뒷발이 비교적 짧고, 귀도 작다. 털색은 겨울에는 일반적으로 옅은 흑갈색을 띠고 코 부위는 짙은 갈색을 지닌다. 털의 기부는 회색이며, 귀 끝은 흑색이다. 야생 상태에서 배 부위는 백색이다. 우리나라 중부 내륙 이북과 중국 동북지방에 분포한다.

우는토끼는 몸길이는 1119, 뒷다리는 30이하로 소형이다. 등 쪽의 색채는 여름에는 적갈색이나 겨울에는 회색 또는 황토색을 띤 갈색이다. 야행성 동물이지만 흐린 날에는 낮에도 활동한다. 우는 소리가 작은 호각 소리와 같다. 물을 잘 먹지 않으며 초여름에 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함경북도와 백두산 등지에 분포한다.

 

집토끼

토끼가 가축화된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널리 퍼진 것은 1516세기경이다. 집토끼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일본으로부터 수입되어 사육되기 시작했다.

토끼는 용도에 따라서 모피용종·겸용종·모용종·애완용으로 구별된다.

모피용종 : 뉴질랜드 화이트(New Zealand White)·친칠라(Chinchilla)가 있다. 뉴질랜드 화이트는 미국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모피로서의 모양은 좋으나 털의 품질이 좋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 몸은 강건하고 다산이며 어린 토끼의 발육이 대단히 빠르다. 털색은 백색이다. 친칠라는 프랑스가 원산지이다. 털의 색채가 독특하고 모질도 상당히 좋으나 천연색 모피로서는 너무 고가이다. 체질이 약하기 때문에 사양관리가 어려운 결점이 있다.

겸용종 : 모피와 고기 겸용종으로 보통 토끼가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기르고 있는 종류는 일본 백색종이다. 모피 품질도 좋고, 고기 맛도 좋다고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기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거의 식용되지 않고 있다. 토끼고기 냄새는 도살할 때 음부 양쪽에 있는 서혜선(鼠蹊腺)의 냄새가 퍼진 것이므로 이것을 완전히 제거하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모용종(毛用種) : 앙고라 1종이다. 원산지는 확실하지 않다. 털 길이가 10정도 되면 채모하며, 1년에 45회 깎는다. 털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보온력이 크다. 털색은 순백색이다.

애완용종 : 히말라야 원산의 히말라얀과 폴리시종이 있다. 히말라얀은 몸무게 1.5내외에 체색은 순백색이고, ··발끝·꼬리가 흑색이다. 폴리시종은 집토끼 중 가장 작은 품종이며, 백색에 발이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