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속에 시한줄(86)오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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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 시한줄(86)오빠 생각
  • 조경훈 시인
  • 승인 2022.12.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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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

최순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귓들 귓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1925)

 

 

 

기다림의 미학

<오빠 생각>이라는 이 노래는 우리의 국민가요라 할 만큼 어릴 때부터 많이 부른 노래입니다. 한 송이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하나의 별을 보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마치 끼니가 되면 어머니가 새우젖 장사를 기다리듯, 장터에 가신 낭군을 고개 마루턱에서 기다리면서 달아 높이 솟아라고 기도하는 백제 <정읍사>1300년 전의 노래도 기다람의 정한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사람이 오지 않을 때, 그래도 온다는 것을 믿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은 노래가 되고 아름다운 삶의 무늬가 됩니다.

이 시를 쓸 당시의 최순애는 12세의 소녀였습니다. 1925년 방정환 선생이 내던 잡지 <어린이 > 동시에 입상되어 발표되었는데 다음해 4, 16세인 소년 이원수 역시 <고향의 봄>으로 등단하게 됩니다. 수원의 최순애 소녀와 마산의 이원수 소년은 서로 달려가 서로를 발견하고 1936년 혼인하고 부부가 됩니다. <오빠 생각><고향의 봄> 시 때문에 만났다 할 것입니다. 이 시가 오늘까지도 애송되고 있는 것은 나를 돌보아주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곧 오빠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일제강점기 하에서 얼마나 힘들고 서럽게 살았던가? 어쩌면 기러기는 오고 뜸북새는 울건만 오지 않는 해방과 자유를 그리워했기에 우리 동포들은 불렀고 지금도 부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2023(계묘년) 새해가 옵니다. 새해에 내가 기다리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새해에는 꼭 만나보시고 소원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내 기다림의 시 한편 올려 드립니다.

 

커피를 기다리면 -<열린순창> 독자님들께-

 

내 손에 든 이 커피 한 잔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인듯

언제나 향기롭다

우리 삶이 그러했듯

조금은 쓴맛도 있지만.

달콤했던 우리 가을사랑처럼

그 쓴맛이 부드럽도다

오 나를 향해 오는 저 발자욱 소리여

이 커피는 식지 마라

내 고향사람들과 서로

마주 앉기까지는…….

 

계묘년 새아침 조경훈 드림

글ㆍ그림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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