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딛고 기어이 꽃을 피우는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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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딛고 기어이 꽃을 피우는 매화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3.01.0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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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뜰 김영희(73) 작가가 <열린순창>에 보내준 매화 작품입니다.

풍산 두승 출신 고() 김문수 님의 아내인 김영희 작가는 <열린순창> 독자들에게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 의미가 있다면서 매화의 기운을 받으시어 하고 계시는 일 기운이 샘솟으시길 기원드린다2023년 토끼해 소망을 전했습니다.

김영희 작가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13) -대한민국서예전람회(국전) 초대작가·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특선·초대작가 -강안서예대전 특선·초대작가.

 

옛 조상들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매(((()을 사군자(四君子)라 하며 벗을 삼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매화는 서리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꽃을 피워 맑고 깨끗한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래서 기품·고결·인내 등을 상징합니다. 동지 전에 피는 조매, 눈 내릴 때 피는 설중매도 매화의 다른 이름이고 열매가 맺힌 매실나무로도 부릅니다.

김영희 작가님이 보내주신 매화꽃 작품을 처음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게 이육사 시인의 <광야>였습니다.

까마득한 날에 / 하늘이 처음 열리고 /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로 시작하는 <광야>의 백미는 3연과 4연에 있는 것 같습니다. 3연에서 끊임없는 광음(光陰)/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라며 광대한 인류 역사의 전개와 세월의 흐름을 피고 지는 꽃과 계절의 변화로 처리했습니다.

보편적 관점에서 보면 일제강점기 우리와 일본의 국력은 너무 현격한 차이가 있어 조선 독립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지식인들조차 친일부역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육사는 시간의 흐름을 한 번 지나면 돌아올 수 없는 직선이 아닌 순환론적 시간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다시 가을이 오고, 이어 견디기 힘든 추위를 몰고 오는 절망적인 겨울이 오고. 사계절이 반복되듯 인생사와 인류 역사는 순환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추운 겨울이 맹위를 떨칠수록 봄은 멀지 않은 곳에 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우주의 섭리를 깨닫는 혜안이 있었기에 그는 제4연에서 지금 눈 내리고 /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에서 표현한 것처럼 극한 상황 속에서도 변절하지 않고 시종일관 저항의지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새 정부가 출현하고 암울함과 엄혹함 속에 첫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겨울을 딛고 기어이 꽃을 피우고 마는 매화 향기 그리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품 있게 기다리며 새해 희망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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