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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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요?
  • 임윤서(순창고2)
  • 승인 2023.01.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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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11회 전국중고인문학경진대회 고등부 동상 수상작
임윤서(순창고2)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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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정하기에 앞서 세 권의 책에 대한 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한 온라인 서점에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설명하며 역사상 최초의 인문 철학서이자 인류 최초의 자기계발서라 부르기도 한다라고 적어놓았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에 철학자가 없던 것도 아닌데 최초라는 단어가 붙어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제목의 니코마코스가 이름인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닌 다른 이의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 있어 의아했는데, 의문은 금방 풀렸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후에 그의 생전 강의 자료들을 아들인 니코마코스가 한데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훌륭했으면 저걸 다 모아 후세에 남길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읽어보고자 마음먹었다.

한 가지 추가하자면 이 책의 저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많은 학문의 토대를 제공하여 지금에 와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우리가 아는 또 다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이기도 하다.

목차에서 가장 재미있던 부분으로 시작해보자. 행복하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할까? 당신이 친구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냐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다. 한 사람이 말하기를 더없이 행복해하며 자족하는 사람들에게는 친구가 필요 없다고 한다.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사람은 유용한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삶에서 행복은 굳이 외부에서 쾌락을 들여올 필요가 없을 만큼 즐거워 친구가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인다.

보인다일까? 행복은 원래 있는 게 아니라 생성되는 존재이다. 또한 사람은 본래 사회적 생물이니만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자기가 좋은 사람임을 지각하는 것은 즐겁고 즐거움은 곧 행복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친구의 존재와 함께 지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사람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행복에 대해 알아보자.

모든 것이 추구하는 목적을 좋음이라고 할 때, 이 좋음을 아는 것은 정치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정치학은 다른 학문의 목적을 포괄하여 종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음은 모두 다르지만, 최고선은 가장 궁극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행복 그 자체로 인해 선택하기 때문에 행복이 가장 궁극적이다. 이로써 우리는 좋음을 다시 말해 행복이라 칭할 수 있다.

삶에는 향락적 삶, 정치가의 삶, 관조적 삶으로 3가지의 유형이 있다. 향락적 삶은 행복을 쾌락과 동일시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짐승에게나 어울리는 삶이라 말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보인다. 정치가의 삶의 목적은 명예의 상위 속성인 미덕이라 여긴다.

미덕은 혼에서 발견되는 마음가짐에 속하지만 제대로 정의할 수는 없다. 미덕에는 지적 미덕과 도덕적 미덕이 있다. 지적 미덕은 교육을 통하여, 도덕적 미덕은 반복행위를 함으로써 되는 습관화를 통해 생기고 성장한다. 도덕적 미덕을 실천함에 있어서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중용을 지켜야 한다. 미덕은 행위와 감정에 관련되기 때문에 쾌락과 고통이 따를 것이다. 이를 잘 다루어 중용을 보존할 수 있는 이가 올바른 정치가의 기질을 가진 고매한 사람이다. 중용을 적용한 개별 미덕 중에 명예와 불명예가 있다. 이때의 중용은 자부심이고 지나침은 허영심, 모자람은 소심함이라 표현했다.

여기서 명예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읽어봤을 때 본문에 따르면 자부심은 큰 명예와 관련이 되는 데 반해 미덕은 작은 명예와 관련된다고 한다. 작은 명예는 내 뜻대로 조절할 수 있지만 큰 명예는 그럴 수 없다는 것으로 알고 넘어갔지만, 아직은 제대로 된 이해는 힘들 것 같다.

소망의 대상은 목적이고 숙고와 합리적인 선택의 대상은 수단이므로, 수단과 관련된 행위는 합리적 선택에 따르는 것이 자발적인 것이다. 미덕의 활동은 수단에 관련이 되어있기에 결국 모든 게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복과 달리 사악함은 자발적이기 때문이다. 사악함을 피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는 두려움과 자신감의 중용이며, 목적은 고매함이다. 두려운 것들을 참아내야 하는 고통을 내포하기에 쾌락과 관련이 있다.

내 생각은 약간 달랐다. 사악함이 완전히 자발적이라고 하긴 힘들지 않을까? 우리 한 명 한 명은 개인이지만 사회의 일부이기도 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사회의 영향을 받고 살 수밖에 없다.

머튼의 아노미 이론에서 일탈 행동의 발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부와 명예 등 문화적 목표를 달성하고 싶으나,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때 용기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라면 제도적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용기는 목표 달성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은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만으로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좋음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외적인 좋음과 혼의 좋음, 마지막으로 몸의 좋음이다. 혼의 좋음은 혼의 활동과 행위를 하나로 일컫는다. 쾌락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서 느끼는 혼의 경험이라 말한다. 대중의 쾌락과는 달리 고매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쾌락은 즐겁다고 하는 것을 보아 대중의 쾌락은 육체적 쾌락을, 고매한 사람의 쾌락은 정신적 쾌락으로 전자를 부정적으로 후자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앞의 향락적 삶에서 정신적 쾌락을 포함하는 말이라 생각해 이를 부정적으로만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었으나 이번을 계기로 책 내에서의 향락적 삶은 대중의 쾌락 즉, 육체적 쾌락만을 포함하는 단어로 재인식할 수 있었다.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앞에서 이미 정답이 나왔다. 정치학의 목적은 최고선이라고 말이다. 즉 행복해지는 방법은 고매한 행동을 하는 좋은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과 어린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 근거는 이들이 정치학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각 분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그 분야의 판단자가 되는 건 당연하다. 그건 정치학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아니고 아이들을 포함한 청년들은 감정적이기 때문에 정치학을 듣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은 옳지 않다. 판단을 내릴 때는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감정은 판단에 있어서 배척받을 대상이 아니다. 뇌 영상 연구에서는 감정과 이성이 신경을 통해 연결되어 있음을 보였다. 사람은 이성과 감정의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어린아이들이 감정적이기에 정치학을 배울 수 없고 결과적으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비약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다면 결국 모든 인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엔 행복한 삶에 대해 다른 말을 내놓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행복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활동이다. 그리고 미덕에 걸맞은 행위가 여기에 속한다. 고매하고 훌륭한 활동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덕에 걸맞은 행위 중 정치와 전쟁에 관련된 행위는 고매하고 거창하지만, 여가가 없고 다른 목적을 추구하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지성의 활동은 관조를 내포하는 한 그 자체만의 목적을 추구하며 고유한 쾌락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이 인간에게 완전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이다. 필멸의 존재인 인간에게는 각자에게 고유한 것이 제일의 즐거움이고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에 걸맞은 삶이 최선이자 가장 즐거운 삶이다. 이 말을 뇌리에 박아넣고 힘들 때마다 되새겨 보려 한다.

내가 즐거운 것을 찾으면 그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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