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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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12월 28일
  • 김선영 사무국장
  • 승인 2023.01.0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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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

20151228, 박근혜 정부는 아베 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를 했다. 일본을 상대로 10억 엔의 배상금을 받고 더 이상 위안부 관련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최종적, 불가역적합의라는 토를 달아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 합의 중에는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할 것과 소녀상이 더 이상 설치되지 않도록 정부가 힘쓰겠다는 이면합의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평화의소녀상은 일본의 전쟁 성범죄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째를 맞는 20111214,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고, 이 합의 이후 증폭되었다. 20161228, 부산 시민들은 일본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그러나 설치 4시간만에 부산 동구청은 불법 시설물이라며 강제로 철거한 일이 있었다. 부산 시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어난 거센 반대 여론 때문에 이틀 후 설치를 허용하게 된다.

20171228, 순창에도 소녀상이 세워졌다. 소녀상 건립에 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되고 불과 6개월만에 군민 2569명과 140개 단체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러 분의 뜻까지 모아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전 정권의 12·28 합의에 대해 중대한 절차적, 내용적 흠결이 확인됐으며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사실상 파기선언을 한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국적으로는 130여 개가,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등 해외에도 다수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그러나 소녀상이 처음 세워지고 12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 일본은 소녀상을 없애고자 줄곧 노력해 온다.

가장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에 건립을 준비 중이었다. 아르헨티나 민주화 운동 희생자 어머니들의 모임인 ‘5월 광장 어머니회가 아르헨티나 한인들과 함께 추진하여 지난해 1125일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다. 소녀상은 제막식을 며칠 앞두고 무산되었다. 일본 대사가 소녀상 설치는 일본에 대한 모독, 공격이라 항의했고, 기시다 총리가 G20 회의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직접 만나 아이엠에프(IMF)에 투표권을 행사해서 투자 철회하겠다는 압박함으로써 취소되었단다.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관리하는 건물에 설치하는 소녀상을 정부가 어찌하지 못 한다는 입장을 번복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일본과 군사협력을 강화한다. 일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새라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이달 안에 빠르게 해결하겠다고 한다. 한국 기업 등으로부터 일본 기업의 배상금에 상당하는 기부금을 모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전쟁 피해국인 한국 정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와 일제 전범 기업의 명예를 회복하려 나선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 주간지가 조사한 한국인의 주변국에 대한 감정온도 조사가 눈에 띈다. 특히 한국인의 인식 속에서 일본은 친구인지 위협인지, 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인의 대부분은 일본의 과거사 사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며 경제와 민간교류에 영향이 크므로 한·일 양국 관계가 개선되어야 하지만, ·일 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우선해야 한다고 인식함을 보여주었다.(<시사IN>796과거처럼 싫진 않지만 과거를 잊을 순 없다”)

지난해 1228일은 순창평화의소녀상 건립 5주년이었다. 소녀상 건립 기억이 없는 어린 초등학생부터 종이 저금통에 한두 푼씩 모아 동참을 했던 고등학생도 만났다. 5년 전 헌시를 낭독해 주신 아흔 넷 할머님도 만나고, 그 시절 소녀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준 화가도 다시 만났다. 여러 종류의 소녀상 배지를 간직했다 보여준 학생도 있었다.

건립 5주년 기념제 하루 전날 이옥선 할머니의 부고를 들었다. 고인은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한 분으로, 생전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다. 이제 생존자는 열 분, 모두 90세 이상 고령이시다.

소녀상은 침략과 야만의 일본사를 증언하고 있다. 살아서 증언해 줄 한 분 한 분이 돌아가시더라도 소녀상이 남아 늙지도 죽지도 않고 눈 부릅뜨고 증명해 줄 것이다. 1228일 소녀상을 방문한 한 청소년이 남겨 준 댓글처럼 말이다.

소녀상 덕분에 잊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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