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영]새로운 출발 회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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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새로운 출발 회룡마을
  • 조은영
  • 승인 2023.01.11 08: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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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조은영(동계 회룡)

 

장군목 내룡마을은 7년전 저와 옆지기가 귀촌하면서부터 우리동네가 되었습니다. 마을주민들 사이에서는 내룡과 회룡이라는 명칭으로 마을을 둘로 나누어 불렀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 만큼이나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도 신비스럽고 재미있습니다.

 

섬진강 회룡하며 감싸고 돌아

자연과 인간의 삶이 함께하는 장군목 내룡마을은, 마이산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흘러 회룡하면서 용궐산을 감싸고 돌아갑니다. 장군목에 이르러서는 물결이 만들어낸 기암괴석들이 수천 년을 이어 즐비하고, 강바닥은 둥근 원형으로 깊이 패이는 독특한 바위형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계절별로 햇살에 비치는 모습들꽃과 바람, 물안개에 의해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장군목에는 전해내려오는 장군대좌형의 혈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난세에 현인이 출세하여 세상사람들과 지혜를 나누고 나라를 구한다는 풍수지리적인 입니다. 지금도 내룡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지혜로운 현인이 출세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수지리적인 설화는 20094월 용골산(龍骨山)이 용궐산(龍闕山)으로 개명이 되고 치유의 숲으로 조성이 되면서, 세상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힐링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었던, 잠룡이 생룡으로 깨어나면서 용틀임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또한 섬진강내에서 가장 깊다는 드무소에도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설화가 있습니다. 드무소는 원래 두무소(頭無沼)로 이 말은, 우두머리가 없는 곳이란 뜻으로 평등사상을 내포한 말입니다.

드무소에는 섬진강의 신비스러운 바위속에서 수천 년 동안 잠룡으로 있다가 생룡이 되어 바위를 뚫고 나온 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용은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 빛을 강물과 바위, 나무와 바람, 구름과 안개, 달빛과 햇살에 실어 왕국을 이루고용왕이 되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그 빛을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마을에 사는 청년이 드무소에서 잉어 한 마리를 잡아먹으려 하자 용왕이 나타나 저 잉어는 내 아들이니 잡아먹지 말고 놓아 주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한 용왕의 말을 무시하고, 잉어를 마을사람들과 함께 잡어먹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용왕의 여의주가 빛을 잃고, 세상은 다시 혼돈속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설화라고 하지만, 맘속에서 뭉클한 아쉬움이 전해졌습니다.

계묘년 검은 토끼해에는 다시금 용왕의 여의주가 빛을 발하게 함으로써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이 출세하여 세상을 조화롭게 하였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회룡마을, 임실군과 경계

이토록 아름다운 내룡마을이 올해 끝자락에서 회룡리가 분리되어 회룡마을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룡은 전북 임실군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섬진강 상류 강물이 휘돌아 감아오는 회룡에는, 태어나서 혼례를 치르고 평생을 살아오신 회룡댁(박봉래) 할머니께서 계십니다. 할머니는 아들 다섯과 손주 아홉을 두시고 여든둘이 되셨지만, 아직도 농사일()을 하십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자녀분들에게 직접 지은 농산물을 보내주는 기쁨으로 살아가신다고 합니다.

지금은 잊혔지만, 예전에는 동네 곳곳의 지명이나 바위의 이름들이 있었다고 알려주시는데, 눈빛에서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소주골, 갱이, 살득개, 스므들, 싸릿재, 회룡 등으로 불리워지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수많은 바위에도, 은어바우, 뭉게바우, 송구바우, 자라바우, 멍덕바우, 돼지바우, 두개 나란바우, 수문들바우등이 있었고, 지금은 물속에 가라앉은 바우들과 사라진 바우들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을 이장님이신 박홍주님과 노인회 회장님 박종래님도, 회룡에서 태어나 70여년을 서로 이웃에 살면서 오랜 세월 농사를 지으며 마을리더 역할을 하셨다고 합니다.

마을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신 92세 용산댁(임차남) 할머니는 부지런하고 깔끔한 성품이셨지만 요즘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아드님댁에 가셨다고 하네요.

이장님 부인이신 내인댁(윤남숙)도 강건너 임실군 천담리가 친정이어서 이 지역이 어린시절 놀이터였다고 합니다. 노래를 잘 하시는 부녀회장(김해남)은 동계 주월리가 고향이라고 합니다. 전직 기관사이신 반장님 그리고 개발위원장인 저의 옆지기도 마을을 위해 마음을 내어 주었습니다.

몇 분 안 되는 주민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작은마을 회룡리는 2023년 계묘년을 향해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회룡마을 오폐수처리 작업 필요

우리마을에는 맑고 깨끗한 섬진강 상류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다슬기도 많이 서식하고 있지만 1급수에서만 있다는 피리(피라미)도 살고 있답니다.

20214월에 개장한 용궐산 하늘길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텐데, 언제까지나 오염되지 않은 섬진강이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매년 주거세대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회룡리에는 오폐수 처리 공사가 되어있지 않아서 세대에서 버려지는 생활하수가 섬진강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작년 22년도에 내룡까지는 오폐수처리 공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올해에는 회룡마을에도 오폐수처리 작업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하게 바래봅니다.

비록 출발은 미비하지만, 10년후 회룡은 순창에서 가장 살고 싶은 마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아름다운 회룡마을을 응원하고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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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연 2023-04-12 01:24:16
조은영님
곧 수필집 출간하겠어요^^
이렇게 훌륭할수가~

김만성 2023-01-11 11:13:49
향토사학자(鄕土史學者)로 손색 없는 글에 자연환경 문제까지 그 꼼꼼함과 알콩달콩 정겨운 마을 이야기는 물씬 고향의 나물향 봄소식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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