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공적 돌봄’의 선택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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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공적 돌봄’의 선택권 확대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1.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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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요구가 분명한 돌봄·요양·교육·고용·건강 분야의 서비스 복지를 민간 주도로 고도화하겠다.”

지난해 9월 윤석열 정부 복지 서비스 정책 방향에 관한 대통령실 요약 보고에서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전한 말입니다. 안상훈 수석은 이후 국회에 출석해서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돌봄과 요양 등의 분야를 민간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대통령실 발표는 복지 서비스의 공공성을 후퇴시킨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돌봄과 요양은 이미 상당 부분 민간 시장에 의존해 굴러가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경우 공공돌봄이 부족해 초등학생 상당수가 방과 후에 학원을 전전하며 사교육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노인돌봄의 경우에는 99%가 민간 요양원 등 시장에 맡겨져 있는 현실입니다.

현재 초등학생을 위한 공공돌봄 서비스는 초등돌봄교실(교육부)과 다함께 돌봄센터·학교 밖 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이상 보건복지부),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여성가족부) 등이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신년기획으로 지난 14학원·조부모로 돌봄 테트리스노동시간 단축 없인 와르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공공돌봄 중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초등돌봄교실은 305218(20224월 기준)이 이용 중인데, 이용 신청을 했지만 탈락한 대기자만 15108명에 달한다. 다함께 돌봄센터(2만명), 학교 밖 돌봄센터(1400), 지역아동센터(12만명) 이용자 수를 다 합쳐도 초등돌봄교실의 절반 수준이고, 인지도도 낮다. 공공돌봄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조부모 등 가족에게 의지하거나, 여러 학원을 보내는 식으로 고군분투하며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초등돌봄은 정말 이렇게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기사는 한 시민의 학원 돌봄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오후 2시 태권도, 3시 수학, 4시 영어, 수요일 저녁 수영, 금요일 오후 미술.’ 김은정씨가 초등학교 3학년 자녀의 스케줄을 짜는 모습은 마치 빈틈 없이 블록을 쌓는 것이 목표인 테트리스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학원 돌봄은 싸지 않다. 수학과 영어가 각각 20만원, 수영 15만원, 태권도 14만원, 미술 7만원. 76만원이 아이 사교육비다. 최근까지 보냈던 피아노 14만원을 더하면 월 90만원이 학원비로 쓰였다. 학원비는 방학이면 더 늘어난다. 학교에 가지 않아 생기는 돌봄의 빈틈을 학원이 특강으로 메워주기 때문이다. 학원비라는 경제적 무게,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의 무게는 점점 쌓여간다.”

현재 초등돌봄교실은 법이 아닌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 또는 방학 중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는 교육부 고시를 근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장의 재량을 폭넓게 허용하다 보니 간식 제공, 운영시간 등이 학교마다 달라집니다.

실제로 군내 한 면단위 초등학교는 방학 중임에도 2주간 오전에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210분에 돌봄교실이 끝나면 학생들은 지역아동센터로 이동해 점심을 먹고 오후 430분까지 돌봄을 받습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다행히 우리 지역에 지역아동센터가 있어서 학생들 대부분이 오후 시간에 식사와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순창군내 지역아동센터가 있는 지역은 4곳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면단위 학생들은 학교가 방학을 하면 쉬거나 놀거나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순창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4일 기준으로 군내 단·병설 유치원 15곳의 원생은 173명이었습니다. 584, 455, 334명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초등학교 15곳의 학생 수는 총 896명으로 6학년 205, 5학년 163, 4학년 148, 3학년 131, 2학년 133, 1학년 116명 등 900명대가 무너졌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늘리는 늘봄학교(전일제 학교)’를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공적돌봄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방향이지만, 학생들이 많은 도시와 순창군 같은 농촌이 처한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더 늦은 시간까지 돌봐주는 방법이 맞는지 돌봄 구조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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