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과자, 한과(韓菓)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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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과자, 한과(韓菓) 바로 알기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3.01.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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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리나라 전통 과자는 과줄이라 불렀다. 한과(漢菓)라고도 불리다가 외래 과자(洋菓·양과)와 구별하기 위해 한과(韓菓)로 부르게 되었다.

한과는 후식으로 먹는 과자류인 동시에, 제사나 혼사, 잔치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음식이었다. 신라시대부터 불교 제물로 시작해, 고려시대에는 차를 마시는 풍속과 함께 급속도로 발달했다. 조선시대에도 통과 의례 상차림에 올려야 할 필수 음식의 하나였으며, 왕실과 상류층의 기호식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순창에서도 한과는 오랜 세월 후식으로 먹는 과자류인 동시에, 제사나 혼사, 잔치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음식이었다. 순창군민이 애용한 한과류에는 유과, 강정, 엿강정, 유밀과(약과), 다식, 동외(동아)정과 등이 있다.

 

1. 유과(산자)

 

유과(油菓)는 우리 조상들이 설 명절을 비롯해 혼례, 제례 등 각종 행사 때 사용하는 음식이다. 지방에 따라 명칭의 차이가 있고, 지방마다 제조 방법도 다르게 전해 오고 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순창 각 가정에서는 유과를 손수 만들어 먹었다. 그러던 중 권씨 할머니가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고 하며, 그 후 여러 가게들이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점차적으로 혼인이나 명절, 제사 등 집안 행사를 치를 때 가게에서 유과를 구매해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상업적인 면모를 갖춘 시장당제과(현 순창 전통유과), 구림제과, 아폴로제과 등이 문을 열게 되어 지금까지 전통을 어어 오고 있다.

순창 유과는 식용유에 튀기지 않고 한 장 한 장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내어 담백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3초에 한 번씩 유과를 뒤집어 내야 하는 정성까지 더해진다. 찹쌀과 콩으로 반죽을 만들고 숙성을 거쳐 반죽을 만들어 낸다. 이것을 구워냈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어도 눅눅하지 않고 맛있는 유과 맛을 유지할 수 있다. , 대추, 김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고명을 입혀 시각과 미각을 돋우며 골고루 영양을 갖춘 고급 영양 간식으로도 훌륭하다.

 

2. 강정

 

강정은 찹쌀을 삭힌 후 빻은 것을 반죽해 쪄서 손가락보다 작게 반대기를 만든 다음 말려서 기름에 지져 고물을 묻힌 과자이다.

빛이 희고 튀길 때 확 부풀어 오르는 강정은 누에고치처럼 생겼다 하여 일년 내내 운이 번창하고 누에가 실 뽑듯 길하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속이 비어 있어 속빈 강정이라는 말도 있다.

강정 이름은 말린 반대기를 튀긴 후 묻히는 고물에 따라 달라진다. 튀긴 밥풀을 묻히면 세건반강정, 붉은 세건반을 묻히면 홍세건반강정, 그 밖에 깨고물은 임자강정, 계핏가루는 계백강정, 잣은 백자강정으로 각각 달리 불린다.

요즘 깨나 땅콩 등 견과류를 엿에 버무려 작게 자른 과자를 강정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말이다. 주재료에 따라 깨강정·땅콩강정이라고 하지만 다음에 설명하는 엿강정 종류인 깨엿강정·땅콩엿강정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3. 엿강정

 

 

강정과 이름이 비슷하나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전혀 다르다. 엿강정은 재료에 따라 쌀엿강정·콩엿강정·땅콩엿강정·깨엿강정·들깨엿강정 등으로 부른다. 순창 지역에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엿강정을 일본말 옥꼬시라 부르기도 했다.

만드는 법은 땅콩은 둘로 쪼개고, 참깨·들깨·콩 등은 볶아놓고, 밥풀은 잘 튀겨 준비해둔다. 밥풀 대신 쌀 튀밥을 사용하기도 한다. 조청에 설탕을 녹여서 엿물을 만들어 준비해둔 재료를 섞어 큰 목판이나 금속판에 콩가루 또는 기름을 바르고 버무린 것을 쏟아놓고, 뜨거울 때 재빨리 펴서 알맞은 두께로 민 다음 칼로 적당하게 자른다. 주로 마름모꼴이나 골패형으로 만든다.

 

4. 유밀과와 약과

 

유밀과(油蜜果)는 밀가루에 기름과 꿀 등을 넣고 반죽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한과이다. 한국음식대관유밀과는 약과류·만두과류·다식과류·박계류·한과·계강과·매작과·차수과류·채소과·요화류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고 하였다.

유밀과 중에서도 약과는 고려시대 왕실 잔치는 물론 원나라에 가져가던 최상의 조공물이었다. 1296(충렬왕 22)에 왕이 세자 혼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원나라에 갈 때 유밀과를 가져가서 잔치에 차렸더니 입속에서 슬슬 녹는 듯하다고 하여 칭송이 대단했다고 한다. 부유한 집안에서는 너도나도 그 맛에 반해 지나치게 즐기게 되자 나라에서 사치가 심해져 금지령까지 내리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도 약과는 조선 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할 때 왕복 6개월 걸리는 장기간의 여행에 대비해 여행 음식으로 일본까지 가지고 갔으며, 각종 의례에 반드시 올라가는 찬품의 하나였다.

 

5. 다식

 

다식(茶食)은 쌀··콩 등의 곡물을 가루 내어 꿀이나 조청에 반죽해 표면에 (((() 또는 자문양·꽃문양 등이 음각된 다식판에 박아서 글자·기하문양·꽃문양 등이 양각으로 나타나게 만든 한과이다.

다식의 종류는 쌀다식·검은깨(흑임자)다식·밤다식·송화다식·녹말다식·콩가루다식·승검초다식·생강다식 등이 있다. 혼례와 축하용에는 노란 송화다식, 파란 승검초다식, 분홍색 오미자다식, 하얀 쌀다식, 까만 흑임자다식 등 오색 다식을 화려하게 괸다. 제사상에 올리는 다식 고임상에는 콩다식을 제일 밑에 궤고, 그 위에 미수다식, 깨다식 등의 순으로 얹으며 제일 위에 깨다식을 얹는다.

 

6. 정과와 동아(동외)정과

 

정과(正果)는 식물의 뿌리·줄기·열매를 꿀이나 조청 등으로 조린 한과의 한 종류로 전과(煎果)라고도 한다. 옛 조리서 등을 통해 확인된 정과 종류는 도라지정과·연근정과·생강정과·동아정과 등 약 34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동아(동외)정과는 조선시대에 궁중음식이나 양반들의 간식과 귀한 손님에게 대접했던 음식으로, 또 혼례 때 사돈댁에 보내는 음식으로도 쓰였다. 다른 정과는 쫄깃한 맛을 내는 데 비해 동아정과는 사각사각한 느낌을 주어 그 맛이 매우 독특하고 좋은 질감을 내 정과류 중에서도 돋보인다.

동아정과는 굴 또는 꼬막 껍데기를 태워 재로 만든 사회가루에 묻어서 조직이 단단해진 동아의 과육을 꿀이나 조청, 설탕 등에 조려낸 전라도 지역의 대표적인 한과이다. 순창에서는 동아정과보다는 동외정과로 불리고 있다.

동아(동외)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생김새가 호박과 박을 절반씩 뒤섞어 놓은 듯한 괴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여느 박과 마찬가지로 3월에 씨를 심지만 수확은 박보다 좀 늦은 11월 중순에 한다.

동아정과는 만드는 과정부터 신비롭다. 우선 잘 여문 동아를 반으로 쪼개 씨를 말끔하게 긁어내고 토막 낸 뒤 썰어 함지박에 담아놓는다. 굴이나 꼬막 껍데기를 관불에 하얗게 될 때까지 볶아 내 밀가루처럼 곱게 빻고, 그 가루를 썰어 놓은 동아 조각에 골고루 묻혀 4일쯤 잠을 재운다. 잠재운 동아를 다시 꺼내 찬물에 씻어 즉석에서 팔팔 끓는 물에 알맞게 데쳐낸다. 이렇게 준비한 것을 조청과 함께 솥에 넣고 은은한 불에 고았다 식혔다 하며 3일쯤 푹 고면 물기가 없이 꼬들한 정과가 된다.

동아정과는 겨우내 항아리에 저장해 놓고 먹을 때마다 꺼내 알맞은 크기로 썰어 큰상을 고일 때나 안주에 곁들인다.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만이지만, 쌉쌀한 곡주에 사각사각 씹히는 동외정과 한 조각을 곁들이면 정과의 단맛은 희석되고 술맛은 달착지근해져 입에 감친다.

※《순창군지(2015), 한국의식주생활사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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