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기금 사용액 비율 평균 30.28% 머물러, 순창군 188.79%

순창군이 2021년도 결산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 기금사용액 비율에서 전체 3위를 기록하며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 기금’은 행정의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재원과 지출을 연계해 운용하는 재원이다. 기금은 회계연도 내 세입과 세출을 연계하지 않고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 예외와 ‘균형재정 원칙’ 예외가 각각 인정돼 다년간 사업을 편성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소장 정창수)가 지난 1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17개 광역시·도, 226개 기초지자체)는 2021년 결산 기준으로 총 2612개 기금을 운용하며 47조5000억원가량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년간 조성한 기금액에 2021년도 조성액과 사용액 분을 정산해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다.
전국 지자체 47조5000억원 기금 조성
분석 결과 17개 광역시·도는 28조1152억원을, 226개 기초 지자체는 19조4248억원을 각각 조성했다. 2021년 결산 기준으로, 전체 평균 기금 현재액 대비 당해연도 사용액 비율은 30.28%였다. 당해연도 조성액 대비 70%가량이 사용되지 않고 쌓여 있는 셈이다.
순창군은 188.79%를 기록하며 충남 논산시(378.26%), 전남 진도군(353.64%)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군은 2021년말 기준으로 101억25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2021년도 사용액은 191억1500만원으로 조성액 대비 188.79%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라살림연구소 김유리 책임연구원은 “전국 자치단체 기금 조성액 47조5000억원과 순세계잉여금 31조4000억원을 합하면 78조 9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지자체가 순세계잉여금보다 더 많은 재원을 기금에 묶어두는 상황이 재정운용의 효율을 담보하는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2021년 수입 중 쓰지 못하고 잠겨 있는 돈이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많이 남아 있는데 조성 목적이 다한 기금을 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특정 재원과 지출을 연계되도록 한 기금의 본래 취지에 반해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대부분의 수입을 충당하는 기금이나 순세계잉여금 수입으로만 운용하는 기금, 실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기금 등을 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쓰지 못하고 잠겨 있는 기금 폐지해야
기금의 유형은 △법정의무기금-재난관리기금, 식품진흥기금, 주민지원기금 등 △법정재량기금-소상공인·중소기업육성기금, 아동·청소년육성기금, 환경보전기금 등 △재량기금-출산장려기금, 농업·농축산가격안정기금, 체육진흥기금, 장애인복지기금 등 다양하다.
기금은 각각 법령·조례에 근거해 운영한다. 일부 기금은 일정 금액 이상 조성 이전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이자 수입으로만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에 대한 조건이 지자체별로 상이하게 제정돼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지자체가 조성한 기금은 대부분 금고에 예금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면서 “ 전국 지자체는 대체로 1~3%대 변동금리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각 지자체 협력 금고가 최근 경기 변화로 인한 금리 인상을 얼마나 적시에 반영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금은 경기 하강기에 대비해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사용할 필요가 있고, 또한 기금 사용 시 일반회계나 특별회계와 중복되지 않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