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에 시한줄(87) 새해에 드리는 편지
상태바
햇살속에 시한줄(87) 새해에 드리는 편지
  • 조경훈 시인
  • 승인 2023.02.01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대는 새날에 살아라

문태준

 

새날이 왔다. 샘물 같은 새날이 왔슴으로

그대는 하루의 마음을 또 허락받았다.

그대는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라

비가 연못과 작은 돌과 우는 사람을 위로하듯이

눈이 댓잎과 다리와 지붕을 덮는 이불이 되듯이

그대는 모두에게 공평하여라

둥근 과일과 쌀과 생선을 나누라

초승달처럼 공손하라

수행자처럼 용서하라

가난한 사람에겐 내일을 선물하라

어머니가 어린 누이를 업고 가듯이

그대는 하나의 생명을 업고 가라

미소가 주렁주렁 열리는 얼굴로 보아라

강물이 흘러가듯이 유연하게 하라

 

문태준(1970~). 경북 김천 출생.

시집 : <먼 곳> <아침을 생각한다> 등이 있음.

 

시는, 이 지상에 살고있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고 슬프게 하늘에 올리는 말입니다. 또한 시는 하늘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가장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말하고, 모든 자연의 소리를 듣고 그대로 하늘과 사람들에게 전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할 것인데 여기에 소개한 시 <그대는 새날에 살아라>가 바로 하늘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입니다.

그렇게 시인은 하루하루를 허락받고 살면서 모든 아픔들을 함께 하면서 하늘에 올리는 말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힘겹게 사는 이야기, 사람들이 코로나로 죽어가는 이야기, 사람들이 욕심을 부려서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 죽이고 죽어가는 이야기, 그 속에서 푸르게 사는 산과 들 이야기, 유유히 흐르는 강물 이야기, 무덤도 없이 사라지는 구름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침마다 살아보라 보내주는 하루의 햇살 이야기까지 하늘에 전하는 것이 시인들의 몫입니다. 그렇게 하루를 허락받고 살아간 사람들의 말은 다양합니다.

프랑스 작가 미셀프로미에는 나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 백배나 더 갚아주었다. 고맙다 인생이여!”라 했고, 또 세상을 유랑하듯 살다간 중광 스님은 이 세상에 괜히 왔다 간다했다. 또 의사 한원주 박사는 인생이란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아픈 이들과 함께 94세까지 함께 하다가 가셨다. 이런 분들을 보면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내 생각이 정해져서 살았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운명하면서 미켈란젤로가 남긴 이 말을 기억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렇게 편하게 죽습니다. 새해가 왔습니다. 새해는 하얗게 눈이 온 세상과 같습니다. 아무도 걷지 않은 미지의 설원을 혼자 걸어가면서 남기신 발자국마다 싹이 돋고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 발자국이 정의로움을 찾아가고 내 사랑을 향해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 아름다운 발자국을 많이 남기십시오.”

글ㆍ그림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