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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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의 절규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2.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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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정안에 대통령이 서명한 지난 달 29일 공교롭게도 인간 광우병으로 인해 국내 첫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가 원인은 아니라지만 뒤늦게 발표한 점이 미심쩍다.

순정축협의 내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정부가 축산업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산농가가 내년에 상환해야 할 사료자금은 20억원에 이르고 있다. 대신 정부가 사룟값 지원을 위한 정책성 대출지원은 한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축산농민들은 저리이면서 거치기간이 있는 대출을 받고자 해도 할 수가 없다. 한우시장의 활황으로 일반대출액이 증가하고 축협의 수입원이 늘게 됐다면 환영할만하지만 실상은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식이다. 성질이 전혀 다른 이 두 사안이 맞물려 FTA로 연결되는 것이 반갑지가 않다.

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이은 대통령 서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그 과정은 안하무인의 극치였다. 국가경제를 뿌리째 넘긴다며, 심지어는 협상문 번역도 잘못됐다며 알기 쉽게 조목조목 일러줬지만 도통 먹히지 않았다. 양국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과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한 미국의 협상은 처음부터 굴욕이 예고됐음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당장 눈앞에 그림이 펼쳐지는 것 같다. 장수고을 순창에서 외국계 의료보험회사가 판치는 모습은 사실 상상하기 싫다. 자국의 3000만 명에 달하는 절대 빈곤층의 의료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 세계에서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의 자본논리는 생명연장의 꿈은 오직 돈으로만 가능하다는 가설을 절대적으로 증명한다. 다국적 기업이 투자자 국가소송제도를 이용해 정부의 시책을 방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건강보험은 손대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안타깝게도 미국 보험회사들이 가장 먼저 들어올 판이다.

농업국가인 미국의 협상 목적은 농산물과 금융, 서비스 분야 잠식에 있다는 것이 농군인 순창에는 한 없이 불행한 일일테다. 인디카 쌀을 주로 생산하던 미국이 얼마 전부터 한국 수출용으로 자포니카 쌀을 생산하기 시작한 점은 그나마 보루가 된 공공비축미 수매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산 블루베리의 생과 수입도 머지않았다.

신토불이의 상징성이 저가공습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골몰할 때다. 이런 안팎의 부정적 전망을 가르는 단 한마디 “협상파기”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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