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일]공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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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일]공부모임
  • 강성일 전 읍장
  • 승인 2023.02.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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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일 전 읍장(금과 전원)

20232월이다. 세상은 시끄럽지만 일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만남도 예전처럼 갖는다. 순창에 살면서 참석하는 모임이 몇 개 된다. 대부분 친목 모임이다. 정해진 때 만나 회비 내고 얼굴 보고 일상 이야기하면서 밥 먹고 술 한잔 나누다 헤어진다. 직장 다닐 땐 사무실 일 때문에 참석이 부진했는데 지금은 소풍가는 기분으로 나간다.

 

<열린순창> 필진 공부 모임

작년 7월쯤 순창여중 최순삼 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로 연결된 인연이 없어 만난 적은 없지만 그 분도 <열린순창> 신문에 기고를 하기 때문에 성함은 알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데 학생 사랑과 순창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다. 그 뒤 한달쯤 후에 금과 우리 집을 오셨다. 순창에서 직장 다니거나 사는 사람 중에 글 쓰는데 관심이 있는 분들과 공부 모임을 하고 싶다며 같이 하자고 하셨다. 내가 <열린순창> 신문에 가끔 기고하는 걸 보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당혹스러웠다!!

내가 기고를 하는 건 군민이 지역 신문에 관심을 갖고 참여 하는 게 지방 자치에 도움이 된다는 작은 마음에서다. 그리고 나에게 공부라는 단어는 어색했다. 직장다닐 때 더러 책을 보긴 했지만 대부분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나는 지금도 내 기고를 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활하면서 느낀 내 이야기를 내 수준에서 내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다. 서툰 기고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일상적 문체로 편하게 쓴다. 문자를 쓰거나 문학적 표현을 할 실력도 없다.

 

삶을 돌보는 글쓰기 모임

그러나 하찮은 나를 보러 일부러 금과까지 오신 선생님 열의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작년 9월에 첫 모임을 갖고 삶을 돌보는 글쓰기 모임이 출발했다. 회원은 6명으로 모두 직업, 직장이 있고 나만 백수다. 매월 한차례 퇴근 후 밤 시간에 만나 미리 선정된 주제에 대해서 자기 의견을 말하고 토론한다. 끝날 쯤엔 고을과 직장일 중에서 우리 삶에 관계있는 걸 이야기하며 정보도 교환하고 의견도 듣는다. 공부 사랑방 성격이다. 회비도 없고 의례도 없다.

교장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진행하는데 2시간 정도 편하게 한다. 공무원 생활만 했던 나는 다른 분야의 이야기도 듣을 수 있어 재미도 있고 회원들이 긍정적이고 선도적으로 일을 하는 분들이라 배울 게 많다. 작년엔 총 5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올해부턴 고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는지 찾아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군민으로 존재감을 갖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주민이 참여해야 진정한 자치

지금을 자치 시대라 하지만 주민이 참여해야 진정한 자치가 이루어질 거다. 이런 모임을 통해서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게 자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지방이 겪고 있지만 우리 군도 인구가 계속 줄고 있어 군청에서 고을 활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일을 하고 있다. 틀을 만드는 일은 관청에서 하겠지만 만들어진 틀에 내용을 채우는 것은 군민이 해야한다. 그리고 상식과 합리의 고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외지인도 기업도 순창에 매력을 느끼고 올려 할 거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반목과 분열이다. 이념으로, 동서로, 정파로, 세대로, 남녀로, 빈부로, 선거로, 이익으로 갈라져 불화하고 싸운다. 그런 폐단이 고착되면서 염치도 반성도 없는 위기의 시대가 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응하는 자세가 우열 결정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 다이아몬드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숯의 구성 원소는 똑같이 탄소라 한다. 다이아몬드는 원소가 한쪽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향하고 땅속에서 압력을 견디어 그토록 단단하고 광채를 내는 최고의 보석이 되었지만, 숯은 원소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어 쉽게 부스러져 불쏘시개 정도로 쓰일 뿐이다. 같은 여건이지만 대응하는 자세가 우열을 결정 짓는 것이다.

우리군이 귀한 보석이 될지 흔한 숯이 될지는 군민들이 하기 나름이다. 지도자들은 공익을 우선하고 솔선해야 하며 주민은 법을 지키며 이웃과 함께 살 때 보석같이 아름다운 고을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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