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에서(276)속을 위해 사는 사람, 겉을 위해 사는 사람
상태바
밤재에서(276)속을 위해 사는 사람, 겉을 위해 사는 사람
  • 열린순창
  • 승인 2023.02.15 0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근 고문(전북흑염소협회)

성인은 배를 위해 살고 눈을 위해 살지 않는다.”-노자-

배를 위하는 것은 내면의 실속을 위하는 것이고 실속을 위하는 것은 몸과 마음과 정신을 위한 것이고 눈을 위하는 것은 자기 밖의 사물을 위하는 것이다. 눈을 위해 사는 사람은 계산할 수 있는 보이는 가치를 추구하고 내면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계산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한다. 계산되는 가치는 곧 사라질 것들이고 영원한 가치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실속을 위해 사는 사람은 삶의 흥미를 자기안의 정신세계에서 찾고 문제와 답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눈을 위해 사는 사람은 삶의 흥미를 자기 밖에서 구하면서 사물의 겉모양에 의해 울고 웃으며 분노하고 남(사물) 탓을 한다. 남의 잘못과 악은 잘 보아도 자신의 잘못과 악은 보지 못한다.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중시하고 마음의 수양을 경시한다. 내 안의 본성(천성)과 밖의 사물이 만나면 감정이 발생한다.

본성이 튼실한 사람은 이성으로 감정을 지배하기 때문에 사물에 사역당하지 않지만 이성이 허약한 사람은 감정을 지배하는 사물에 사역 당한다. 눈이 없는 감정은 알고 싶은 것만 알려 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하며 하고 싶은 대로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자아를 훼손한다.

사물에 사역 당한 사람은 사람을 볼 때 인간성을 이루는 정신과 마음의 건강과 성실함 등 속 알맹이에는 무관심하고 껍데기로 사람을 분별한다. 사람 중에는 재산과 사회적 지위 등을 갖추고 몸과 얼굴도 잘 생겼지만 마음은 악하며 불성실하고 결함투성인 무능한 사람이 있고 몸과 얼굴이 볼품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속은 선하고 아름다우며 덕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사람을 대하거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상대의 내면인 심성의 아름다움보다는 외모의 아름다움을, 내면의 훌륭함과 성실함보다는 출신학교·직장·재산 등 외면을 중시한다.

이성은 세계와 사물의 내면을 보는 눈이다. 이성은 사람이 가야 할 최선의 길을 가기 위해 진실과 진리를 추구한다. 사전에서 말하는 이성이란 본능, 충동, 감정적 욕구에 대한 합리적 사유능력(思惟能力)이라 한다. 합리적 사유능력이란 사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도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마음의 작용을 뜻한다.

자신의 내면을 위해 사는 사람은 한울의 마음인 도덕적 심성을 키우면서 합리적 사유능력인 이성으로 사물을 간파한다. 정의를 세계평화의 열쇠로 보며 이욕을 인류의 통합을 해치는 세상의 모든 악의 원인으로 본다. 사람들은 이욕 때문에 사물에 사역되어 밝은 길을 버리고 어둠의 길을 가면서 세상을 어지럽히고 도덕을 황폐하게 한다.

이욕 때문에 정치인들은 국민을 팔아 국민을 해치고, 이욕 때문에 법관은 법을 사적 이익을 얻는 수단으로 삼고 법의 이름으로 악을 키우고 진실과 정의를 죽인다. 이욕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죽이고, 불교인들은 부처를 죽이며, 사상가들은 사상을 병들게 하고, 학자는 학문을 훼손하며, 지식인들은 양심을 버린다.

이욕은 성현들이 주는 교훈에 눈과 귀를 막게 한다. 이욕을 버려야 양심이 보이고 진리가 보이며 사물이 바로 보인다. 사물을 바로 알려면 눈과 귀에 의존하지 말고 한울의 마음인 이성에 의존해야 한다. 눈과 귀는 사물을 분별없이 들여오는 문이고 모든 사물은 행복과 불행의 씨앗을 품고 들어온다. 한울 마음인 이성을 통해 불행의 씨앗을 걸러내야 할 이유이다.

입은 몸을 보전하기 위해 먹고 자기 밖의 사물과 말로써 마음을 교환하는 문이다. 입이 감정에 사역당하면 과식과 폭식, 과음과 폭음으로 몸에 병을 만들고 입이 감정에 사역당하면 부도덕하고 불의한 말로 사람을 상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도 불행하게 한다.

내 안의 한울 마음은 나를 자유롭게 하지만 밖으로부터 온 사물은 나를 속박한다. 사람들은 본래 구속을 싫어하고 자유로운 삶을 원하면서도 눈앞의 이욕에 현혹되어 세상을 더럽히면서 고해(苦海)로 만든다. 거리낄 것 없는 자유무애한 삶은 이욕에 대한 집착으로부터의 해방에서 온다.

재산은 마음을 매어 두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위와 명예는 몸을 닦고 덕을 기르는 일을 게을리하면 단 하루면 무너진다. 마음은 가진 것이 적을수록 자유롭고 가진 것이 많을수록 사물에 얽매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