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 추령 17살 홍유경 학생의 꿈, “국악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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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 추령 17살 홍유경 학생의 꿈, “국악 세계화”
  • 정명조·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3.08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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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통예술고 진학 “가야금 소리 세계에 울리고 싶어요”
홍진기·유희경 부부, 유경(17), 유민(14), 세영(11) 국악가족
홍유경 학생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홍유경 학생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가야금 소리가, 국악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케이-(K-POP)과 방탄소년단(BTS) 노래에 국악이 조금씩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국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올해 17,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홍유경 학생의 당찬 포부다. 유경 양은 꿈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제가 공부하는 가야금 소리가 세계에 울려 퍼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고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대부분 판사”, “교사”, “과학자”, “아이돌등 직업명이나 ○○대학교 입학같은 대학교명이 나온다. 하지만 유경 양은 가야금 연주를 전공으로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직업명인 국악인이 아닌 국악 세계화에 이바지하는 국악인을 꿈으로 내세웠다.

유경 양은 갓 17살이 된 소녀와는 달라 보였다. 유경 양은 “(국악인으로 살아온)부모님 덕분에 4살 때 국악을 접했던 게 기억난다고도 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국립국악중학교 시험을 봤다가 떨어진 게 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이라고도 했다. 이어 국악중학교 낙방하고 3년 동안 노력해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아픈 기억을 한 방에 치유했다고 덧붙였다.

 

국악인 부모 덕에 유치원 때 국악 시작

지난 228일 오후 530분 복흥 추령마을에 자리한 자택에서 홍진기·유희경 부부와 3자매 유경·유민(14)·세영(11) 국악 가족과 마주했다.

부부는 알음알음농악단 운영지기를 맡고 있으며 동산초등학교 국악 강사로도 활동하는 국악인이고, 3자매는 큰언니 유경 양을 포함해 해금 켜는 둘째 유민 학생, 소리꾼이 꿈인 막내 세영 학생 등 국악가족이다. 유경 학생은 어떻게 국악을 접하게 됐을까. 어머니 유희경 씨가 대답을 거들었다.

유경이는 광주에서 태어나 여수로 이사 갔다가, 순창에 와서 자랐어요. 유치원에서 장구를 배웠고, 초등학교 1학년 때 가야금, 3학년 때 해금을 했어요. 저희가 유경이한테 국악을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 국악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하더니 그 뒤부터는 자기가 알아서 공부했어요.”

복흥 동산초등학교를 졸업한 유경 양은 정읍 생활권에서 거주한 탓에 정읍여중으로 진학했다.

정읍으로 중학교를 갔는데, 국악을 하는 애들이 꽤 있더라고요. 가야금 같은 경우는 전공을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고 대중화되어 있었어요. 특히 정읍사국악원이 있었는데, 거기에 가야금반, 판소리반, 대금반, 무용반이 있었어요. 저는 가야금을 공부했죠.”

 

품성 좋은 젊은 스승에게 가야금 공부

어머니 유희경 씨는 유경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부부)가 다니는 대학원 교수님과 인연이 돼 좋은 스승을 만나게 됐다면서 국악 공부는 어느 시기에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가 중요한데, 유경이는 운이 좋게도 정말 품성 좋은 젊은 스승한테 가야금을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력만큼 보상 못 받으면 스스로 채찍질

유경 양에게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의 목표를 물었다. 분명한 답이 돌아왔다.

한 학년에 180명 정도 되는데,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요. 중학생 대회에는 없었지만, 고등학생 대회부터 있는 장관상(문화체육관광부)을 받고 싶어요. 저는 걱정은 딱히 안 하고 그냥 겪어보고 힘들면 그때 결정하는 편이에요. 제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못 받았구나 그러면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하고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유경 양은 좀 해이해질 때 한 번씩 채찍질을 하지만, 잘 되는 날이 있으면 저한테 당근도 준다면서 가족이랑 어디 놀러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충전한다고 웃었다. 국악 공부하는 것 말고 평상시 쉴 때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주로 유튜브 채널 먹는 거를 많이 봐요. 재미있는 영상도 찾아보고 요새는 동생들이랑 같이 게임도 하고 그래요.”

먹방과 게임 이야기를 할 때야 비로소 17살 소녀다웠다. 어머니 유희경 씨는 이 대목에서 다소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읍여중 학생들 중에서 배달앱이 없는 유일한 학생이 유경이에요. 여기(복흥 추령)는 뭘 배달시켜서 먹을 수 있는 게 없거든요. 정읍시하고는 완전히 다른 산골에 사는, 시골 소녀랄까. 하하하.”

오늘은 해병대 체험~~ 열여섯 살입니다.
오늘은 해병대 체험~~ 열여섯 살입니다.

 

장학금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어요

유경 양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본부가 장학금을 지원하는 예술 분야 초록우산 전북 아이리더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또한 복흥지역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았다.

많은 분께서 가야금과 작곡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훌륭한 가야금 연주자, 작곡가가 돼서 세상에 없는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장학금을 많이 받았는데,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유경 양은 끝으로 다시 한 번 국악의 세계화를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

몇 년 전 국악특집 <불후의 명곡>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참여했는데요. 음악감독님께서 자신이 본 가야금 연주자 중에 최고였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국악이 뼛속까지 자리 잡고 있는 저는 국악하는 게 좋아요. 국악이 어렵다고 생각을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케이팝처럼 전세계 어딜 가도 국악이 들리게 하고 싶어요.”

인터뷰 다음 날인 31, 유경 학생은 서울에 있는 전통예술고등학교 기숙사에 입주하며 두 동생과 앙증맞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복흥 산골에서 자란, 한창 꿈 많은 유경 양의 서울 유학 생활은 순탄할 수 있을까, 군민들의 관심과 응원은 유경 양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기숙사 입주 후 유경 학생이 두 동생과 앙증맞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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