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이장을 서로 하려고 한다니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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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이장을 서로 하려고 한다니 부럽네”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3.0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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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11개 읍·면에는 317개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이장도 317명 있습니다. 317명 이장 중에는 올해 새롭게 임명된 신임이장 44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군내 마을은 올해 5곳이 분리돼 새로 생겼습니다.

저는 순창에 정착해 <열린순창> 기자 일을 시작하면서 가능한 많은 마을 이장을 만나려고 애를 썼습니다. 한동안은 <열린순창>안녕하세요? 이장님이라는 제목으로 마을 이장 인터뷰 기사를 순차적으로 실었습니다.

이장 인터뷰 기사를 실은 이유가 있습니다. 순창군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 입장에서는 11개 읍·면 별로 각 마을 이장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순창군과 각 읍·면이 처한 상황이나 마을의 현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 마을 정보 파악을 목적으로 시도했던 각 마을 이장과의 만남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이장직 20년을 연임한 이장이 있어 놀라기도 하고, 60대 후반의 이장이 마을에서 막내라는 사실에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기도 하고, 30대 중반의 젊은 이장이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십 년 만에 고향 순창으로 귀향한 이장을 만나서는 고향 사랑과 마을 사랑의 절절함을 느꼈습니다. 또 다른 귀향 이장은 마을 이장을 맡기 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마을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은 후에야 10년 만에 이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마을 이장은 그만두려고 해도 마땅히 맡아줄 만한 주민이 없어 별 수 없이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2년 여를 지켜본 사실이지만 면 단위 마을의 주민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생업을 유지하며 마을 이장직을 수행하는 건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난 222일자 <열린순창>마을 이장 선거, ‘동전 던지기 선출논란기사를 처음 보도했습니다. 동전 던지기 선출 방법 자체가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문제는 순창군 이장 선출·임명과 관련한 조례와 규칙에 이장 선출 방법이 무기명 다수결 비밀 투표처럼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주민총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선출 방법에 대해 동의를 한다면 동전 던지기든 가위바위보든 어떤 식이든 가능하다는 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러 전·현직 이장·면장들은 이장 선출과 임명 과정의 애로사항을 전했습니다. 이들은 군정의 말단 업무를 맡는 이장의 신분 규정부터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장의 역할까지 많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장의 역할과 임무에 의견이 모아진 점은 군정 홍보와 주민 단합, 마을 자치 등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전직 이장은 이장 선출을 동전 던지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이장을 서로 하려고 한다니 부럽네라고 말했습니다. 절차가 어떻든 이장을 서로 경쟁하는 마을에 대한 부러움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전직 이장은 이왕 문제가 불거진 김에 군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장의 역할과 선출, 임명 등과 관련해 이참에 제대로 논의하고 보완하자고 말했습니다.

마을 이장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을의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이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분명하게 주워줘야 합니다. 군민들의 집단 지성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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