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통신]두 발은 여기에, 두 눈은 넓고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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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통신]두 발은 여기에, 두 눈은 넓고 멀리
  • 이남숙
  • 승인 2023.03.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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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숙(구림 장암)

어떻게 하면 한 방울의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 <삼사라>에 나오는 돌 위에 새겨진 질문이다. 돌의 뒷면엔 이렇게 적혀 있다. “바다에 던지면 되거늘.”

 

수천 가지 욕망을 만족시키는 삶 대신 한 가지 욕망을 정복하는 삶을 연습해 보다.

성인 영어환경공부모임에서는 나만을 생각하는 작은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내고 연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편리함에 길들여진 습관은 내려놓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기꺼이 불편해지겠다고 다짐을 해도 잊기도 하고, ‘나 하나 이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물러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든 안 되든 매주 자신의 환경실천을 정해 실천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안 쓰는 전기 코드를 뽑고, 난방온도를 낮추고, 일회용 믹스 커피도 끊어보고, 드라이기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아보고, 종이컵 사용 안 하고, 집주변 플로깅, 채식, 물 절약, 물티슈 사용 안 하기 등 다양한 일상에서의 실천 들을 해보았다. 실천 후 나누기를 통해 우리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환경실천은 일단 쉬운 것부터

소소 : 영상을 보면서 제로웨이스트 샵에 대한 필요성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로웨이스트 샵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우리가 추진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실실이 : 나눠주시는 영상과 글들을 꼼꼼히 읽을 수 있어 좋았고 실천을 통해 덜 깨끗하게 살아도 되는구나 알게 되었어요.

풀무 : 삶에 지쳐 환경운동도 먹고 살 만한 사람이 하는 거다 생각했어요. 그러다 점점 무심해졌지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해요. 쉬운 환경실천을 했는데 이번 주엔 어려운 주제를 해보려고 해요.

비읍 : 장례식에 다녀오며 장례가 왜 이래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든 것이 일회용품이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어요. 직장 건물의 쓰레기 수거장이 정리가 안 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심란한 마음이 들었어요.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 : 공부를 하면서 즉각적인 행동 5R*을 보면서 내 마음의 게으름을 살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책을 말하려면 나의 실천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생각했고요. , 나의 게으른 마음, 태도를 알아차리고 돌아보게 되어 좋았어요.

: 이야기 나눠서 좋았어요, 환경실천은 일단 쉬운 것부터요.

: 분위기와 배우는 것이 많아 좋았어요. , 실천할 수 있어 좋구요.

지안 : 생명을 이어간다는 것은 다른 생명의 희생으로 가능한 것임을 생각했어요. 그러니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구나 느꼈어요.

 

현수막, 분리수거 마대자루로 활용

마음 나누기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 되어 배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고 힘이 된다. 세상일이 또는 나의 습관이 한순간에 변하는 기적 따윈 없으니 작아도 조금씩 나아감이 포기보다는 훨씬 빠른 길임을 새긴다.

공동 실천으로는 버려지는 현수막(플래카드)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사실 현수막을 볼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현행법상 같은 현수막은 15일 동안 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정당들의 인기몰이, 사업 홍보, 자식 자랑까지 우리는 세상이 알아봐 주길 너무나도 갈망한다. 매년 전국적으로 9000톤의 현수막 폐기물이 발생하고 이는 대기오염, 토양오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각하면 다이옥신과 미세플라스틱 같은 1급 발암물질이 배출되고 매립 시 몇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토양을 오염시킨다. 순창은 현재 매립을 하고 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가급적이면 이런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이라면 생분해되는 현수막을 사용하면 된다. 물론 가격은 2배 정도 된다지만 미래 기후재난으로 지불하게 될 비용과 후손을 생각한다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늘 어린 세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럼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서 버려진 현수막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마대자루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다행히 한 선생님의 재능나눔으로 생전 처음으로 재봉을 배우고 함께 만들었다. 1차로 40개를 만들어 나누었고 사용 후기를 조합해서 2차 계획과 제작을 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 먼저 소비 줄여야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행동은 먼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작은 걸음도 발걸음이다. 때론 뒷걸음쳐져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 믿고, 삶은 기꺼이 불편하게, 그러나 마음은 평화롭게 가보려 한다. 우리는 모두 되어가는 과정 속에 살고 있으니까. 지금 이대로도 감사하다. 그러나 개선할 부분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개선할 부분은 내가 먼저 고쳐 나가보는 자세만 있다면 실패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5R-Refuse(거절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썩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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