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골프장 확장 예정부지에 법정 보호종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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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골프장 확장 예정부지에 법정 보호종 서식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3.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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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수달·하늘다람쥐, 법정 보호종 삵·담비 배설물 확인

‘흔적으로 찾는 야생동물’ 전문가 하정옥 대표, 현장 조사 밝혀
▲ 금산을 포함한 골프장 확장 예정부지에서 찾아낸 법정 보호종 수달, 하늘다람쥐, 삵, 담비의 배설물.
▲ 하정옥 대표가 현 골프장 건너편 도로 아래 습지(연못) 주위에서 천연기념물 수달의 배설물을 채집하고 있다.

 

순창읍내 기존 9홀의 금산골프장(순창로제비앙CC)18홀로 확장하려는 사업 예정부지에서 수달, 하늘다람쥐, , 담비 등 법정 보호종 야생동물 4종이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 17일 오전 흔적으로 찾는 야생동물전문가 하정옥 대표는 사업 예정부지에서 환경 조사를 진행해 야생동물 4종의 배설물을 모두 밝혀냈다.

법정 보호종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거나 서식지의 파괴 따위로 특별히 보호해야 할 동·식물을 국가가 법으로 정해 놓은 종이다. 포유동물의 경우 천연기념물인 수달, 하늘다람쥐 등과 법정 보호종인 삵, 담비 등이 있다. 금산 등지에 법정 보호종 상당수가 서식하면서 아직 원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시간 만에 확인한 법정 보호종 4

<열린순창>순창 금산골프장 18홀 확장반대 주민대책위원회전세용 사무국장과 온리뷰아파트 주민, 하 대표가 함께 진행한 골프장 사업 예정부지 자연환경 조사 현장을 직접 동행 취재했다.

현장에 도착한 하 대표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본 후 여기 습지와 저쪽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면 무언가가 나올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아침부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보이는 도로 건너편 아래쪽 수로 부근에 형성된 습지(연못) 주위에서 처음으로 수달의 존재를 확인했다. 수달 배설물에는 물땡땡이로 추정되는 잔해와 동물의 털, 물고기의 가시와 비늘 등이 선명하게 보였다. 수달 배설물을 채집하고, 가시덤불을 헤치고 골프장 위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로 진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물오리 나무 위에서 하늘다람쥐의 먹이 활동 흔적과 배설물을 발견했다.

다시 골프장 반대쪽 길 건너편으로 이동해 숲 속으로 걸어 올라갔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담비와 족제비 배설물을 발견했다. 숲에서 내려다보니 도로 건너편으로 골프장의 잔디가 선명하게 보였다. 숲을 내려오는 길에서는 삵의 배설물도 발견했다.

배설물을 통해 법정 보호종 4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데에는 불과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자연환경 조사에서 멧돼지, 고라니, 두더지 등의 흔적은 숱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골프장 아래쪽으로 지나는 도로 변에서는 도로를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높은 턱을 넘지 못하고 말라죽은 두꺼비와 도룡뇽 사체도 발견됐다.

 

생태 습지 환경조사 이어갈 계획

전세용 사무국장은 이런 양서류들이 발견됐다는 건 아마도 이곳이 자연발생 습지로써 보전이 잘 되어있는 지역이고, 생태 습지 조사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말을 이었다.

국립생태원에 습지 조사를 의뢰하려면 자치단체장이나, 환경부장관이 신청을 해야 하는데 순창군수와 전북도지사는 그럴 의향이 없는 듯 합니다. 골프장 확장 반대대책위는 자체적으로라도 이러한 생태 습지 환경조사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하정옥 대표는 천연기념물 원앙도 이곳에서 발견됐다는데, 겨울 철새인 탓에 지금은 확인이 불가능하다면서 오늘은 법정 보호종 동물 4종이 서식하는 걸 확인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법정 보호종인 곤충과 식물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이어 담담하게 환경 조사 소감을 전했다.

골프장이 전국 어디에나 다 있다고는 하지만, 읍내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건 썩 내키지 않는 일이죠. 오늘 둘러본 금산은 환경이 괜찮은 곳이에요. 이 정도면 1등급까지는 모르겠지만 생태계가 좋은데여기를 닦아서 골프장을 확장한다니까 좀 그렇습니다.

골프장 측에서는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캐디 학교를 열어서 캐디를 쓴다, 잔디 관리인을 채용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골프장이 확장됐을 때 피해를 몰라요. 지금 골프장에 농약을 엄청 쓰는데 그게 경천으로 흘러 들어가잖아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피해를 몰라요. 환경변화를 잘 못 느끼니까요.”

금산 산책로에서는 법정보호종 동물들의 배설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예정부지 생태자연도 등급 조작

골프장 확장 반대 대책위는 환경부의 현행 생태자연도의 허점을 이용해 개발행위의 기준이 되는 생태자연도 등급을 허위로 조작하고 하향 조정함으로써 현재 면적으로 골프장 확장개발사업이 가능토록 했다면서 “20224월 순창군 계획위원회 자문에서 조건부 수용심의 결과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순창로제비앙CC 대중제 18홀 확장사업 예정부지는 지형상 경사가 급한 골짜기 형태이며, 아울러 주변 지역은 생태자연도 등급조정 고시 이전까지는 개발행위에서 배척되는 1등급 지역으로 골프장 확장개발 사업이 불가능한 곳이었다면서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의 기준인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였음을 확인하고도 이를 감춘 채로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2차례에 걸쳐 생태자연도 이의신청서’(2021113)수정·보완신청서’(202234)의 중요내용을 조작 작성해 허위로 제출함으로써 골프장 확장이 가능토록 만들었다고 문제를 비판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조작 작성해 허위로 제출한 내용을 근거로 2022419일 해당 부지를 생태자연도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 권역으로 하향 조정해 골프장 확장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골프장 확장 반대 대책위는 아울러 순창군에서는 생태자연도 등급 하향조정(1등급 2등급)됨을 조건부로 202146일 토지적성평가 및 주민제안 군계획위원회 자문·심의에서 조건부 수용이라는 심의 결과는 무효처리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환경 조사, 전북지방환경청에 통보

골프장 확장 반대 대책위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여러 지역에서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은 개발사업 시행 전에 사업자 측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 당국이 검토한 후 환경피해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면 사업자 측은 이를 이행하게 돼 있다.

승인기관은 관리·감독 의무를 갖지만, 인력이나 감독 의지 부족으로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 당국이나 승인기관이 현장에 상주하며 관리·감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자 측의 선한 의지에 기대는 방식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개발사업자 측이 위반 사실을 감추면 전혀 알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제도 개선을 진지하게 의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프장 확장 반대 대책위는 지난 23일 환경 조사 관련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제보하고, 전북지방환경청에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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