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킬 한미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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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킬 한미 FTA
  • 정호순 교수
  • 승인 2011.12.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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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호순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를 통과한 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측이 무성하다. 삼성과 현대 등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재벌기업들은 큰 특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 수출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에게도 한미 FTA는 호재라고 한다.

 

고용효과도 기대된다고 한다. 특히 서비스업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과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영어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미국계 기업이나 미국과 교역하는 국내회사들의 일자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고 한다. 값싼 미국산 축산물과 농산물이 곧 한국 시장을 점령할 것이고, 비록 미국산 식품으로 우리의 식탁을 채우긴 해도, 서민들의 치솟는 엥겔계수는 조금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미 FTA가 찬성론자들의 장밋빛 전망대로 실현될지, 아니면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나라 경제를 망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일자리가 늘어날 지, 아니면 미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하고 실업자가 양산될지는 한국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FTA로 발생할 명백한 부작용이 하나있다. 바로 지역 간 경제 격차의 심화이다. 한미 FTA로 인한 이익과 불이익은 업종이나 계층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결국은 지역차원에서 그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심각한 지역 간의 경제 불균형이 한미 FTA로 인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 찬성론자나 반대론자 모두 한국의 농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비교우위가 가장 낮은 분야가 농축산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당장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와 각종 과일 등이 곧 관세 없이 국내시장에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한국에서 소, 돼지를 기르고 닭을 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은 대부분 농축산업 외에는 다른 기반산업이 없는 낙후한 중소도시 주변의 농어촌 지역들이다. 그러한 지역의 농축산업은 물론이고, 사료, 가축위생 등 축산 연관산업도 함께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이다.

정부는 FTA 보완대책으로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실현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부보조의 명목으로 농축산업 분야에 투입될 막대한 국가자금은 과거 농어촌구조 개선사업 자금처럼, 눈먼 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로 한국의 대도시는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 버금가는 화려한 도시로 변신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한미 FTA 후속대책에 반드시 ‘지역’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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