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에서(278)보이지 않는 나 보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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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에서(278)보이지 않는 나 보이는 나
  • 박재근 고문
  • 승인 2023.05.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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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고문(전북흑염소협회)

성인은 공을 세우되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노자-

성인은 명성을 남기지 않는다.”-장자-

성인은 심성과 언행이 인류 최고의 지혜에 도달한 사람들을 말한다. 인생의 지혜의 극치를 이룬 사람들이 공을 세우고 이름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인의 지혜로 보면 명예, 명성, 이름이라는 것이 참한 인생을 사는 데 있어 허망하고 무가치함을 지적한 것이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다. 모든 이득에는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다. 명예에는 질시가 따르고 명성에는 비난이 따른다. 나를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비판적 감시자가 많아진다는 것이고 감시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나의 자유무애 한 삶에 구속 거리가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명성이란 연기와 같은 것이다.” -괴테 <파우스트>-

명예와 직위는 자기의 실체가 아닌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연기 또는 안개와 같은 것으로 상황에 따라 나의 주위에 머물기도 걷히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무가치하고 허망한 명예, 명성, 지위를 얻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쌓은 전 재산을 걸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예를 들면 사업에 실패한 사장은 다른 일을 찾아서 하면 될 것을 연기와 같은 사장이라는 명칭과 지위를 자신으로 착각한 나머지 명성의 추락을 자아의 추락으로 착각하고 자살을 택한다.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뜻이 있어 보이는 세계의 사물을 지배한다.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마음이 몸에게 말과 행위를 하게 한다. 큰 선행은 잘 보이지도 드러나지도 않지만 작은 선행은 잘 드러난다. 큰 악은 쉽게 보이지도 않고 드러나지도 않지만 작은 악은 잘 드러난다. 그릇은 작을수록 빨리 뜨거워지고 클수록 뜨거워지지 않는다. 그릇이 큰 사람일수록 자기를 들어내려 하지 않고 그릇이 작은 사람일수록 자기를 들어내려 한다. 사람을 대할 때 마음 그릇이 작은 사람일수록 호오의 감정에 쉽게 동요하고 마음 그릇이 큰 사람일수록 호오의 감정에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 그의 튼튼한 이성은 욕정이나 감정을 잘 관리하기 때문이다.

공이 없다는 것은 공이 있어도 보이거나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속 사람들이 말하는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드러나는 공은 경쟁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경쟁자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은 만유를 한 몸으로 보는 신인(神人)의 눈으로 보면 공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정신이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공()이 없다.”-장자-

정신이 신에 이른 사람에 있어 성공이란 인간의 정신적 성공을 말하고, 정신의 성공이란 사람들의 마음에 한 의지를 심는 것이다. ‘한 의지를 심기 위해선 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이 최고의 아름다움이며 이 인생에서 가장 크고 확실하며 지속적인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을 즐겨 행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신적 가치인 내면의 가치가 외면의 가치를, 도덕적 가치가 물질적 가치를 지배하게 하는 것이다. 도덕적 마음이란 모든 인간이 함께 행복으로 가는 마음이며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존중받는 세상이다.

나의 실체는 유형의 물체로 이루어진 몸이 아닌 무형의 정신적 마음이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일 뿐이다. 사람들이 을 멀리하고 악에 가까워지는 것은 가치의 척도인 정신보다, 가치의 대상인 물질적인 가치에 현혹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해지기 위해선 이성적 정신인 마음을 자아로 삼아 가꾸고 키움으로써 욕정과 감정을 아름답게 잘 관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지인무기(至人無己)” -장자-

지인이란 인간으로서 최선의 경지에 오른 사림을 말한다. 최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최선의 지혜에 도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자기를 버려야 한다. 사적 자기라는 것이 없는 경지의 사람, 만물과 모든 사람을 한 몸으로 보는 사람이다.

그의 가족은 인류이기에 그에게는 사적 가족이 없으며, 그의 소유는 인류의 것이기에 사적 소유에 무관심하며, 사적 생사를 초월하고, 사적 희로애락을 초월한다. 그는 경쟁과 다툼을, 계급과 인종차별과 부귀를 악으로 보며, 빈천지락을 즐기며, 약자들과 함께하며 약자들이 행복한 세상을 희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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