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에 시한줄(90)말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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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에 시한줄(90)말마중
  • 조경훈 시인
  • 승인 2023.05.03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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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순창> 창간 13주년 기념 축시

 

말 마중

조경훈(시인·한국화가)

 

오늘 아침 창가에 온 햇살이

무슨 말을 우리에게 주고 갔는지

이제는 알 듯 하네요

누구인가,

나에게, 꽃들에게

사랑해요

당신 참 아름다우셔요하면

내가 더욱 향기롭게 살게 되는

그 까닭도 알았습니다

 

아 그렇게 예쁜 말로 만나는

당신과 나였다면 우리는

얼마나 아름답게 사는 사람입니까?

나는 오늘도

당신께 줄 가장 아름다운 말을

생각하면서 말마중을 나섭니다

당신이 먼 길 가실 때

힘이 되어 주는 말

당신이 세상 끝까지 가실 때

가장 오래 기억 되는 말

그런 말을 기다리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께 반짝이는 말이 되어 나섭니다

오소서! 세상을 바꾸는

당신의 아름다운 말이여!

조경훈(호는 아원) 1939년 순창 출생.

시집 <성진강에 보내는 편지> 외 다수가 있음.

 

 

보나벤투라

12세기경 이태리 어느 마을에 아픈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2개월 지난 후에도 그 아기는 사경을 계속 헤매고 있었는데 어느 날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 곁에 지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아픈 아가를 안고 길에 나갔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 아기를 못보고 지나가시다가 그 아기를 보고 다시 돌아와 아기에게 보나벤트라(Bomaventura)·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아가에게 말하고 떠났습니다. 그 후 그 아가는 자성예언(自成豫言)대로 깨끗히 병이 나았고 후일 누구에나 은사를 베푸는 사제가 된 후 보나벤투라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석가모니께서도 아무리 가진 것이 없어도 말로 베푸는 언시(言施)가 있다면서 친절한 말, 칭찬의 말, 격려의 말, 희망의 말을 서로 나누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나누는 말은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말 한마디에 생사가 나뉠 수도 있고 또 던져준 말이 씨가 되어 내 마음 밭에 뿌려져서 후일 인격을 형성하는 근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나누는 말들이 너무 거칠어 듣는 분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 말을 하는 나도 불행하지만 듣는 사람도 불행합니다. 세상 모든 만물은 아름답고 행복하려고 세상에 나왔으니 그 어떤 것이든 칭찬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잘하는 일에 칭찬을 해주면 고래가 춤추듯 사람도 춤추며 일합니다.

또한 내가 당신이 되고 당신이 내가 되는 공동체를 이루려면 서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인사를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가 되어 살면 하늘이 감사하고, 땅이 감사하고, 바람이 감사하고 오늘을 사는 내 생명이 감사합니다. 이 감사합니다 딸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말입니다.

글ㆍ그림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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