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학생 기자 교육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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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학생 기자 교육을 하는 이유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5.17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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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누구를 죽이려고 쓰는 게 아니다, 사건과 사고를 다루더라도 구조의 문제, 문제의 원인이 뭔지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대안이 있느냐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으로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세상을 조금 더 좋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기사로 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는 <열린순창> 편집국장이자 기자 자격으로 군내 초·중 학생들의 기자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순창여중 3학년 기자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처음 시작한 기자 교육은 2022년에는 순창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순창여중 3학년 학생들 그리고 올해는 순창중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순창여중 3학년 학생들을 기자교육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서두에 쓴 기사는 누구를 죽이려고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은 제가 기자 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자들한테 계속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기사가 무엇인지, 기자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제가 <열린순창><오마이뉴스>에 직접 쓴 기사를 보여주면서 이 기사를 취재하게 된 계기, 취재에 얽힌 이야기 등을 구체적으로 들려줬습니다. 저는 방향성만 제시했고, 글 쓰는 요령이나 취재 방법은 횟수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늘리고 강도를 더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기사를 써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가 <미디어오늘>이 지난 55일 어린이날 특집으로 기획한 기사에서 <미디어오늘>에 답변한 내용입니다. <미디어오늘>은 어린이 기자 교육과 어린이 신문을 만드는 지역 언론을 다루면서 저를 인터뷰하고 특집 기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이 기사를 직접 작성하면서 학교 소식도 그렇고, 선생님 인터뷰, 순창군내 인구소멸 같은 현황, 기후위기 같은 민감하고 쉽지 않은 문제를 본인의 삶과 연계해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결과물로 전교생과 순창군민과 각 기관에서 학교 신문을 함께 보면서 어느 정도의 여론을 형성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기자 교육을 하고 학교 신문을 함께 만들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13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16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바라보는 순창은 조용하고 정겨움이 넘치는 시골동네라는 점, 다양한 문화를 접하기가 어려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광주 등 외지로 나가야 한다는 점, 학생 기자들도 인구소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 등 여러 장점과 단점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기자는 독자가 궁금한 이야기를 물어보고, 때로는 하기 어려운 질문도 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를 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느끼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교육을 받았던 몇몇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어렴풋하게 계속 기사를 쓸게요라고 먼저 말하는 걸 듣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학교에 가서 기사를 써서 보내주기도 했고요.”

저는 제가 교육했던 학생들이 기자교육을 마치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더라도 가능한 기사를 계속 쓰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쓴다는 건 세상을 좀 더 알고 우리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삶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기사를 쓰고 신문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학원 등 순창군 어린이들 역시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기사를 쓰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군내 전체 유···고 학생 수는 2100여명가량입니다. 학생들이 우리 군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해보고 해법을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봤으면 합니다.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기자교육 소감으로 이 기자 수업은 모든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들어야 한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도 학생들과 함께 기자교육을 즐겁게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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