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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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 구준회
  • 승인 2023.05.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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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풍산 두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읊을 수 있는 우리나라 헌법의 제11항과 2항의 내용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많다. 과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체제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한겨레> 신문 54일자 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윤석열 정부 지난 1년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역주행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69시간으로 대표되는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일 외교 정책, 대북 정책 등 국정 전반이 국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으로 결정된 데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의 노동조합 탄압 또한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데 크게 한몫했다고 보인다. 지난 51, 노동자들의 축제와 같은 날이 돼야 했을 세계 노동절에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양회동지대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하였다. 안타깝게 다음날 사망하였다.

<노동자연대>에 의하면 경찰이 올해 특진 예정 인원 510명 중 50명을 건설노조 단속에 배정하였다고 한다. 이는 전세 사기 특별단속에 30, 보이스피싱 수사에 25명을 배정한 것보다 많은 인원이다. 양회동지대장의 분신은 이에 대한 항거였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11일부터 운영되고 있는 창원의 시민분향소에는 노동자, 시민들은 물론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전 창원특례시장, 창원시의원들, 경남도교육감도 분향소를 찾아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노동존중 사회 건설, 윤석열 퇴진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또한 시민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노조활동, 열사의 뜻 지키고 함께 투쟁이라고 적었다.

유난히도 혹독했던 2016년 겨울,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외치며 광화문광장에 모여들었던 수많은 촛불의 행렬을 우리는 기억한다. 순창에서도 매주 촛불문화제가 열렸었고, 순창군민들도 광화문에서 박근혜 퇴진! 민주주의 쟁취!’를 함께 외쳤다.

그 외에도 한국사회에서 민중이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궐기했던 역사는 1947년 제주 4.3, 1948년 여순사건, 19604.19혁명, 19805.18민중항쟁, 19876월 항쟁 등 수없이 많다. 오늘날 잠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분명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들은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가만두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얼마 전,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와 함께 망월동 민주묘지를 다녀왔다. 아직 민주주의 역사를 배우지 않았을 아이에게 어디를 가는지 어떻게 설명할까 한참 망설였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부정의한 역사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했기에, “만일 학교에서 너희들 노는 것을 못 놀게 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못 그리게 하고, 노래 부르는 것을 못 부르게 하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화날 것 같아라고 대답한다. “그렇지? 화나겠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해야지!” “그렇지! 말해야지! 그런데 옛날에 어떤 군인이 자기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와서 사람들이 군인은 나라를 지켜야지,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 말했더니 사람들을 때리고 총을 쏴서 죽였대. 그때가 지금처럼 5월이었대. 그래서 그때 돌아가신 분들을 모셔 놓은 곳에 인사하러 거야라고 설명했는데,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구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민주주의는 공기와도 같아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지만, 공기처럼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자란다.’

인터넷 어린이백과에 나와 있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선혈들의 뜨거운 피로 얻어낸 것이 지금의 민주주의이고 우리에게는 이를 지키고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많은 국민이 느끼고 있듯 역주행하고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숨 쉬고 살고 있는 순창군의 민주주의는 어떤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연한 것이 늘 당연한 것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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