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봉고등학교는 여느 고등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텃밭을 운영하는 학교이다. 고등학교에서, 그것도 농촌에 있는 학교가 아닌,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모내기에 참여한 학부모에게 물었다. “휘봉고등학교는 서울시 혁신미래학교로 지정되어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히 교장선생님이 생태교육에 관심이 많고, 부모님들 또한 똘똘 뭉쳐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이번 텃논 가꾸기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어머니는 “모내기 활동 전 교실에서 진행한 사전 이야기 시간을 통해 우리의 주식인 쌀이 재배되는 과정에 대한 잘 몰랐던 이야기, 특히 벼도 꽃을 피운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 학교에는 농업 관련 학과로의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도 있어 새벽부터 상경한 농민들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휘봉고등학교보다 앞서 오전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던 중랑구 서울중화초등학교(교장 박진원)도 운동장 한편에서 모내기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작은 볍씨에서 싹이 나와 모가 되고, 모가 자라 벼가 되어 우리가 먹는 쌀이 된다는 사실에 모를 처음 보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맑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특히 친환경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우렁이를 관찰한 어린아이들은 “먹어도 되요?”라며 장난기를 발동하기도 했으나, 논에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뿌려지는 제초제가 우리 몸에도 좋을 리 없기 때문에, 몸에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풀을 먹는 우렁이를 논에 풀어주는 것이라는 말에 “우렁이가 참 고마운 존재이군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모내기 체험에는 서울중화초등학교가 위치한 중랑구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마을과아이들’이라는 비영리민간단체의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지역사회와 학교 그리고 농촌의 활동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도시 아이들의 먹거리 감수성을 높여주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학교 외에도 서대문구 서울가재울초등학교(교장 김시영)는 올해로 3년째 순창의 벼로 상자논 체험학습을 이어오고 있으며, 중랑구의 서울새솔초등학교(교장 김현숙)도 올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번 상자논 모내기 체험학습은 연말 수확체험까지 이어지며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이선형)이 전라북도에서 지원하는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시 지역 아이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줌과 동시에 학교와 부모들에게 전라북도의 친환경 농산물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순창친환경연합(영)이 올해 상자논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서울지역 학교는 4곳이며, 이 사업을 통해 먹거리를 매개로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의 교류 활성화 및 관계인구 증대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영농조합법인은 평가하고 있다. 4개 학교 체험학습을 모두 마친 후 순창친환경연합(영)의 관계자는 중랑구의 여성환경연대‘초록상상’과 ‘(사)마을과아이들’의 활동가들과 함께 ‘초록상상’회원들이 가꾸고 있는 도시농업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며 농촌과 도시의 상생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보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