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군정에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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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군정에 겸손해야 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12.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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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을 하는 신문’입니다. 정직한 신문입니다. 어떤 정치적 압력이나, 무책임한 집단주의에 굴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은 반드시 쓰는 신문입니다.” 수년전 한국의 대표 보수언론사의 수습기자 공개모집 광고 내용의 일부다. 때로는 권력의 시녀가 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논리와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해온 신문이지만 언론의 역할과 책무를 제대로 적시한 광고문구라 인용해본다.

‘오늘은 오늘의 논리가 있고, 내일은 내일의 논리가 있다’고 말한다면 완전 동의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요즘 우리 지역에는 실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다. ‘강통’이라 불렸던 지난 군정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사람이 바뀌면 건전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참하게 부셔지는 현실에 당혹스럽기 이를 때 없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느냐?” 평범한 한 주민의 넋두리가 아니다. 세모에 자칭 ‘지역을 대표한다’는 한 신문사의 송년 모임에 참가한 지역의 최고위층 인사가 한 말이다. 전해 진 상황은 이렇다. 이 언론사의 송년 후원 모임에 공무 일정 때문에 뒤늦게 도착한 최고위층 인사에 대해 행사 주인이 ‘지역 대표신문을 뭐로 보느냐’며 면박을 주었다. 수차례 양해를 구한 최고위층 인사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노래를 하던 중 이 언론사 임원이자 전직 고위 공무원이 무대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것이다.

“한 회장 두 부회장이 단체를 이끈다.” 지역 세간에 흘러 다니는 자조 섞인 풍자다. 새 회장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옛 회장이 ‘한 회장’ 대우를 받고 새 회장은 ‘두 부회장’ 중 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슬픈 우스갯소리다. 등산대회에서도 노인잔치에서도 결혼식장에서도 옛 회장이 나타나 새 회장의 행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 하객(주민)들의 표정과 입장도 애매모호하다. 무엇보다도 일부 주민들이 사적 이익과 관련해 눈치만 살피며 이익만 챙기려든다는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만연돼 있다.

우리는 안다. 무도한 권력이 무참히 휘두른 몽둥이가 진실의 편에 서고자 하는 사람들과 성실을 밑천으로 근면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고 멍들게 한 것을. 그리고 우리는 또 잘 알고 있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힘없이 흘러내리고 말지만 서서히 그리고 도도히 저 바다로 향하는 푸른 물길이 있음을.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다. 주민과 언론이 스스로 잘못된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언론은 상식과 정도를 벗어나면 그 힘을 모아준 독자와 주민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외면당한다.

언론은 마지막까지 진실을 외쳐야 한다. 바른 언론은 언론인의 결연한 자존심으로 세워진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언론의 의무다. 특히 지역신문은 주민의 입장에서 지역사회 전반의 문제를 앞서 읽어내고 끝까지 감시하는 것이 그 존재이유라 할 수 있다. 언론이 휘두르는 그 비판이 주민에게서 나온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지역 언론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 언론의 정당한 비판과 감시 기능은 최대한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언론이 ‘완장’이 되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지역 현안을 바라볼 때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는 매우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문제다. 지역 현안과 관련하여 객관적 관점을 유지해야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찾기 쉽지 않은 공정성, 중립성, 객관성의 기준 보다는 오히려 ‘옳음’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객관이자 중립이며 공정이다. 기본에 충실한 언론, 기본에 충실한 공무원ㆍ정치인ㆍ주민이 많아져야 한다. ‘적당히 살자’에 만족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할 때 개인도 자치단체도 국가도 발전이 있다. 새 군정과 관련한 주민과 지역 언론의 역할은 ‘옳음’을 실천하는 일이다. 양심있는 주민들이 새 군정이 바른 길로 전진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 적어도 입장을 바꿔 ‘딴지’를 걸거나 판단을 흐리는 잘못된 집단과 이기가 새 군정에 접근할 수 없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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