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군정이 잘 되기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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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군정이 잘 되기 바라는 마음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12.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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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간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철옹성 같아보였던 전임군수의 낙마가 그러하다. 고향에 내려온 지 수개월 만에 군수가 된 선거 결과나 ‘나도 인심 쓰게 인사권과 사업권을 달라’며 배를 맞춘 것으로 구속된 선거인 매수사건까지. 그보다 더 놀랍게 여겨지는 일은 선거법 위반에 대한 반성 없이 행보를 멈추지 않다가 주민들의 원성까지 사는 분의 가늠이 어려운 행태다. 움직이는 것은 좋은데 자꾸만 엉뚱하고 이상한 일을 저지른다. 부동과 망동은 다 문제지만 움직여서 말썽과 논란을 빚는 문제점이 두드러져 보이면 자숙해야 한다. 어찌되었던 즐겁게 놀라운 일보다 우울하게 놀라운 일이 많았던 한해였다. 새해에는 우울하게 놀랄 일보다는 즐겁게 놀랄 일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 군정에 대한 주민들의 심사는 어떨까? 아직 평가할 게재는 아니지만 잘되기를 바라며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그 속내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파격과 개혁의 조짐이 확연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 군정의 시작부터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교장이 훌륭하면 그 학교가 달라진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제대로 된 사람들이 일을 해야 그 기관이나 단체가 달라진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사실 ‘공무원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공무원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말은 군정 수행에 군수의 지시에 맞춰 일했을 뿐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복지부동 실상에 어둡다고 비난받을지는 몰라도 앞으로의 군정은 달라져야 한다.

혹자는 공직사회를 복지부동(伏地不動)을 넘어 신토불이(身土不二)로 납작 엎드려 눈치만 본다고 혹평한다. ‘말하면 손해니 의견을 밝히지 않고, 보면 손해니 눈감고, 움직이면 손해니 가만히 있다’는 비난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본전인데 왜 움직이냐며 이런 무사안일은 오래된 일이라고 힐난한다.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해도 윗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길 아랫사람은 없을 것이다.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 그런데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된다면 보편타당한 상식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집단의 그릇된 사고와 맹점에 맞서 반대의견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환경을 새 군수가 만들어 줘야 한다.

오래전 한 기관장의 ‘나는 흐르는 물과 같고 여러분(공무원)은 강바닥에 깔린 모래와 자갈입니다. 흐르는 물은 지나가지만 여러분은 그대로 있으니 자리를 잘 지키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말을 새삼 기억하게 한다. 공무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녹봉에 걸맞은 일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올바르게 봉사하도록 하려면 위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 새 군정이 잘 되는 것은 군수로서 성공하는 것이기 전에 주민 다수의 행복으로 연결된다. 군수 재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애썼던 이기적 동기와 상관없이 많은 주민들이 군정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자신의 삶과 행복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읍ㆍ면의 마을 곳곳을 순회한 새 군수는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짐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지난 재선거가 구속된 후보에 대한 동정심 보다는 군정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 것이라 할지라도 과거 군정으로의 회유까지를 용인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답습과 구연의 연속은 새 군정이 딛고 있는 기반을 한없이 좁게 할 것이다. 새 군수는 지금 딛고 있는 발밑이 얼마나 좁아졌나 내려다보고 보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민들이 힘겨워 하는 임기 첫해 세밑에 냉철하게 답을 찾아야 한다. 힘에 겨워 한숨마저 잊어버린 서민들과 소외되었다고 자탄하는 힘없는 주민들이 더 이상 눈물과 분노를 느끼지 않도록.

곧 새해다. 새해의 전망은 늘 행복하지 못하다. 어둡고 쓸쓸하게 진단하고 예측하며 정의롭게 여기는 일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 정말로 이 축복의 계절에 불행한 이웃과 지역을 걱정한다면 지나치게 과장되고 왜곡하기보다는 내일이 더 행복하고 보람될 거라는 기대를 갖고 싶다. 과거와 단절하며 바른 군정을 펼치는 군수와 공무원의 활기찬 모습에서 희망을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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