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적어 괄시받는 적성 도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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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적어 괄시받는 적성 도왕마을
  • 우기철 기자
  • 승인 2010.07.3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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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물 받아먹고, 눈 오도 가도 못해”
“오는 손님에게 미안해서 얼굴 못들어”

▲ 적성 도왕마을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원지에는 낙엽 등 각종 이물질이 섞여 있다.

“순창읍에서 불과 30여리에 있는 마을이 아직도 계곡 물을 먹고 산다”는 제보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적성면 도왕마을을 찾았다.

순창읍에서 불과 13킬로미터(km)에 위치한 도왕마을의 실상은 제보와 다르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표면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겨울철이면 눈이 쌓여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오지마을이 있다.

지난 9일 찾은 적성면 석산리 도왕마을에는 7가구 주민 10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식수 해결을 위해 마을에서 400여 미터(m) 떨어진 마을 뒷산 골짜기에 있는 수원지(사진) 물을 200여m 아래의 간이급수시설에 받아 각 가정으로 연결을 해 사용하고 있다.

시공된 지 오래돼 낡고 해진 시멘트 구조물에 굵은 호스가 연결된 수원지에는 나뭇가지, 나뭇잎, 플라스틱 통 등이 널려있고 주변에는 확인되지 동물의 배설물도 있었다.

마을주민은 “이곳은 노루와 멧돼지가 나오는 곳이다. 물에 뭐가 섞여 있는지는 모르나 어쩔 도리가 없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며 자조 섞인 말로 “뱀이 썩어 약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더구나 간이급수시설은 사람이 접근하기 조차 어렵게 잡초가 뒤덮여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먹는 물은 과연 관리는 잘되고 있는 것 일까?

적성면 관계자는 “분기별로 4번 수질검사를 의뢰를 하는데 동네를 방문할 때 사람이 있는 집을 선택하여 그 집의 물을 떠서 순창의료원에 의뢰를 한다”며 수질검사 결과 “한두 번 불합격이 나온 적이 있는데 불합격을 받으면 2~3일 있다가 다시 물을 떠다가 의뢰를 하면 합격이 나온다”고 별 일 아닌 것처럼 답변하고 “간이급수시설도 청소를 하여야 되는데 동네에 젊은 사람이 없어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덧붙였다.

의료원 수질검사 관계자는 “음용적합판정을 받으려면 47가지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간이급수시설은 13가지 검사를 하고 있다”며 “상수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의뢰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왕마을 주민들은 도로 때문에 불편함에 가중되고 있다. 입석 마을에서 도왕마을까지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정도의 도로가 개설돼 있다. 도로가 좁고 길어 중간에 마주 오는 차량을 만나면 비껴가기가 쉽지 않다. 한참을 후진하여 서로 비낄 공간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겨울철 제설작업은 엄두도 못낸다. 도로 폭이 좁아 제설차는 진입할 수 도 없어 작은 굴삭기(포크레인)으로 제설작업을 한다. 더구나 포크레인 작업은 다른 동네와는 달리 여러 번의 민원을 제기해야 마지못해 작업을 해준다. 포크레인으로 제설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눈이 올 때는 마을 사람들은 오도 가지도 못하고 행정의 처분만 기다린다.

특히 도왕마을을 알려주는 이정표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마을 진입로를 찾기도 수비지 않다. 취재를 나선 기자도 중간에 길을 잃어 한참을 헤매며 고생했다.

국도 21호선을 따라가면 적성정수장 앞 도왕마을 가는 길에는 ‘도왕마을’ 표시는 없고 ‘장수 거북마을 2.7km’만 있다. 그 길을 따라 가다보면 중간에 입석, 도왕 이라는 표지판이 서있다. 표시된 곳으로 따라가면 입석마을이 나온다. 입석마을을 통해 도왕마을을 가는 길에도 이정표는 없었다. 입석마을에서 도왕마을까지는 약 2km인데 중간 중간에 갈레길이 있어 그 때마다 “손금에 침 튀겨보듯” 도왕마을 가는 길은 찾아야 했다.

또한 마을에는 주민 수가 적다보니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도 보이지 않았다.

동네에서 만난 주민은 “사람이 적다보니 행정에서도 무관심하다”며 “명절에 찾아오는 친ㆍ인척이나 볼 일 있어 찾는 방문객에게 미안할 정도”라며 (듣고 보니) “물은 하루 빨리 수원지를 고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항상 군민과 함께 하겠다”며 “대한민국 제1의 건강장수고을 순창, 농촌이 잘 사는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순창을 기필코 만들겠다”는 약속이 언제쯤 지켜질지 못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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