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실패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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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 실패의 원인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2.02.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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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주 군수가 정기 인사 후폭풍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안타깝다.

더구나 공무원노조가 전하는 말에 보태고 뺌이 없다면 황 군수의 요즘 심사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전임군수의 후광(?)으로 재선거에 출마하여 100표도 안 되는 표차로 어렵게 당선된 황 군수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일 것 같다.

지난해 10월 재선거에 황숙주 캠프에는 전 군수를 도왔던 많은 사람들이 몰렸었다. 더구나 상대후보가 ‘오케이(OK)’를 연발하면서 흩어진 민심은 기필코 권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임 군수와 황숙주 캠프의 남달라 보이는 ‘각오’로 힘겹게 승리했다. 그러나 급조된 황숙주 캠프의 능력보다는 상대 후보의 ‘나쁜 수’가 승리를 상납했다면 과도한 표현일까? 어쨌든 황 군수는 선거에는 이겼으나 부여받는 권력을 모두 사용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취임 4개월째 접어든 이번 인사에서도 선출직 군수의 정치적 활동을 측근에서 보좌해야 할 비서실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반증으로 보인다.

통상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인사태풍이 분다. 새로 선출된 단체장들이 행정력을 장악하고 행정쇄신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아래 대대적인 인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군수의 경우에는 다르다. 전 군수의 조직이 사실상 큰 차이 없이 투입되어 승전보를 올렸기에 갑작스런 간부교체나 물갈이가 필요해 보이지 않았고 황 군수 혼자 힘으로는 할 수도 없어 보였다. 한때 공직사회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물갈이설과 선거참모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소신과 원칙이 없는 인사였다는 질타를 깊이 반성하며 교훈으로 삼겠다. 전임 군수의 꼬봉(부하)이라고 하지만 친구일 뿐이다”는 황 군수의 강변으로 나타났다.

참 애석한 일이다. 아니 할 말로 군수가 바뀌었으니 공무원들이 줄을 서고, 선거운동에 개입한 사람들이 논공행상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군수가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펼치기 위해 필요한 인사였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훨씬 낫겠다. 들리는 말로는 “간부 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군수가 관여했으나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인사부서에서 알아서 했다”고 하고 그 인사부서의 한 간부는 “이번 인사는 아파트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아파트에서 할 일도 아니지만 아파트에서 관여한 이가 군수의 ‘친구’라면 이는 ‘친구’로서는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친구란 일방이 아닌 쌍방의 개념이고 진실한 친구는 보상이나 간섭을 전제로 도와서는 아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구나 군정을 간섭하고 용단하는 일을.

이번 인사가 선거에 줄선 공무원들에 대한 보상이고 구세력이 관여한 결과여서 인사파장이 만만치 않았다면 큰 문제다. 선거에 개입한 공무원은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내 편과 네 편을 갈라 한쪽에는 승전 포상을 다른 한쪽에 패전 굴욕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지난 군정에서 줄 세우기식 편협한 인사에 피해를 당한 공무원이 남 모르게 줄을 바꾸려 했다손 치더라도 이는 바로잡을 일이지 문책할 일은 아니다. 탕평 인사이기를 바랐던 주민들에게 “역시 예상대로이며 외부인의 간섭이 있었다”는 실망을 안겨준 것이 더 큰 문제다.

인사행정은 지자체 행정의 근본이다. 중요한 것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공정하지 않은 인사는 설득력을 잃게 되고 조직의 힘을 약화시킨다. 그러난 지난 21일 알려진 공무원노조와 황 군수 면담 결과를 보면 원칙도 기강도 없다. 군수가 ‘잘못된 인사’라고 사과까지 했다면서 그 잘못된 인사를 주도한 인사담당을 사무관으로 승진시키고 그의 상급자인 행정과장과 함께 주의조치하기로 합의했다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풍문과 같이 그들도 하수인에 불과하고 그 뒤의 세력이 현직 군수도 어찌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자인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감사원의 국장을 지낸 황 군수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 군민은 지난 권력을 믿고 군정을 맡기지 않았다. 2014년 선거에서도 ‘친구’의 힘을 빌리려 생각하지 말라. 간섭이나 하고 보상이나 받으려는 잘못된 세력과의 절교와 절단이 새 군수를 만든다.

황 군수의 첫 인사 실패 원인은 ‘친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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