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중요하면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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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중요하면 지켜야 한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3.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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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한 학부모이자 교사의 항의전화를 받았다. 기자가 진 죄명은 ‘옥천인재숙 비판기사를 낸 것’이었다.

그가 말한 내용은 대충 이렇다. 옥천인재숙의 전 원장은 기자가 쓴 인재숙 사태 기사 한방으로 사퇴하게 됐고 심각한 명예훼손도 입었다.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할 당시 학교가 진학에 도움주기는 커녕 방해가 됐고 인재숙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학원과 인재숙이 없으면 순창 학생들은 명문대진학 못할 것이며 타지 유출도 잦을 것이다. 타지로 나가 공부한 학생 중 성공한 애들은 거의 없다. 기숙형 입시학원에 들어갔을 때는 수 천 만원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므로 인재숙이 이 부담을 확실히 줄여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교육능력이 출중하다고도 자부하는 그는 정작 공교육의 기능과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 “학생과 자녀 성적을 급상승시킬 정도로 출중한 능력을 왜 공교육 강화에 쓰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학교장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해야 하냐. 어차피 학부모도 안 따라오고 주변 선생도 동참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고 답했다. 인재숙 설립당시 이를 반대했던 그는  전 원장이 훌륭한 체계를 만들어놔 이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도 했다.

공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 정작 공교육의 미래를 개척할 생각이 없고 사교육에 의존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학교에 있는 그렇지 않은 절대다수의 교사들이 상처받을까 이 사연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알려야 했다. 조금 과장해 그의 말대로라면 학교에서 정규과목을 이수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검정고시를 치루는 게 낫고 학원 열심히 다녀 명문대 합격하면 된다.

교육계에 종사한 적이 없는 기자가 교단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기는 힘들다. 다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믿음이 결여된 상태라면 어떤 훌륭한 교육 안을 내놓아도 성공하기 힘들 거란 생각은 한다.

인재숙 설립을 반대하던 사람들도 자녀가 막상 그곳에 들어가고 나면 옹호론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인재숙 입사에 대비한 보습학원마저 생겨나는 현실은 학생 의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교육계에서 학교와 인재숙의 관계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학교교육에 대해 학부모가 신뢰를 더욱 가져달라는 말도 된다.

학교가 중요하면 지켜야 하고 이어가야 한다. ‘선생님’이라는 소중한 단어는 아직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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