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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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리며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0.08.05 14:55
  • 댓글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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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2편의 연작소설, 조세희 작)의 제1편에는 ‘뫼비우스의 띠’가 있다.

“때로는 진실이라 믿었던 일들이 실상은 허구일 때가 있다. 따라서 엄정한 비판적 안목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 주제다. 쉽게 말해 세상 속 거짓에 쉬이 휘둘리지 말라는 얘기다.

종이테이프 양끝을 그대로 붙이면 원통 모양이지만, 한번 꼬아 붙이기만하면 간단히 완성되는 뫼비우스의 띠.

단지 한 번 꼬았을 뿐인데 그 본질이 완전히 뒤바뀐다.

원통모양의 세상을 생각해보자.

안팎으로 이분된다. 한 세상만 보게 되어 다른 세상은 알지 못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알지 못하니 어둡고 혼란스럽다. 혼란 속에선 스스로 자신의 소중한 가치들을 망각하거나, 본의 아니게 이웃의 고통을 간과하기 일쑤다.

우리는 주로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본다. 창이 한쪽으로만 나있으면 그 너머 세상만 조명 받는다. 또 그 창이 뒤틀려있으면 세상도 왜곡돼 보인다. 이로 말미암은 맹목과 맹신이 결국엔 자신과 사회전체에 큰 해악이 될 수 있다.

이제, 그 원통을 잘라 한번만 꼬아 이어보자.

안팎의 구별이 없어진다. 두면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한 면이다. 시야가 사방으로 트여있다. 다양한 관점과 유연하고도 자유로운 시각은 사람과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열린순창의 ‘열린’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뫼비우스의 띠가 떠오른다. 또 어느새 그 ‘꼬여있는 부분’에 시선이 고정된다. 결국 ‘열린’은 그렇게 ‘한번 꼬아주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야말로 참 언론의 충분조건이라 확신한다.

지난해 7월, 보수언론과 집권여당은 기어이 정략결혼식을 치렀다. 신랑 조중동군 • 신부 엠비한나라양, 하객은 강부자와 몇몇 대기업이었다. 이로써 미디어법이 세상 빛을 보게 됐고, 기존 거대보수언론과 현 정권은 ‘언론장악력의 극대화와 권력독식을 위한 안정적 여론통제수단의 확보’라는 각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반면 이를 집권여당의 자충수라 보고 스스로가 그 ‘원통 속 세상’에 갇혀버린 것 아니냐는 견해 또한 많다. 민심이 떠난 줄도 모르고 ‘건전한 보수’라며 자화자찬한 어리석음이 6 • 2 선거의 결정적 패착이었다는 목소리 또한 들려온다. 쓴 소리 대신 아첨과 무조건적 편들기만 일삼는 언론들의 장막에 둘러싸인 채 스스로만 엘리트인양 기고만장한 현 정권이 마치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우물 = 무분별한 보수언론, 개구리 = 자아도취 현 정권’이라는 등식에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하겠다.

이제부터라도 그들에 의한•그들을 위한 그 세상이 알고 보면 몇 뼘도 안 되는 그들만의 작은 세상이란 사실을 깨닫고 가당치않은 언론통제 만큼은 중단해야 한다. 그길 만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오명을 스스로 씻고 역사 앞에 당당해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모진 세월을 견뎌낸 그 뫼비우스의 띠가 이미 오래 전부터 민심 한 가운데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음을 하루빨리 깨닫고 언제나 민심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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