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혁명, 민주주의 더욱 확대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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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혁명, 민주주의 더욱 확대되어야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2.04.1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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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4월 19일.

“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맺힌 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해마다 4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되살아 피어나리라”

북한산 백운대 기슭의 4ㆍ19 묘지 들머리 ‘4월 학생혁명 기념탑’의 비문(碑文)이다.

비문의 구절처럼 해마다 4월이 오면 대학가에서는 이 나라의 민주화와 민중의 자각을 촉구하는 거센 운동이 일어나곤 했었다.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이 나라 수만명 학생 대열의 의기와 힘으로 부정과 불의에 항쟁하며 역사의 수레를 바로 세웠다. 그러나 5ㆍ16 군사정변과 그 후 30여년 동안의 군사정권 아래서 청년 학도들의 혼이 북한산 자락 두견새 울음 속에 갇혀 있듯이 4월 혁명은 의거로 폄하되었고 4월 혁명 정신은 집권 군부세력에 의해 왜곡되고 잠재워져야 했다.

이기백 교수는 “4월 혁명은 맨주먹 밖에 가지지 못한 민중이 강압적인 정권을 타도하는데 성공한 한국사상 최초의 혁명이었다”며 “기성세대나 기성 권위에 대해 불신을 품고 있던 학생들이 선두에 나섰고 독재정치와 부정축재에 반항하는 국민의 힘이 젊은 의기를 통하여 발현된 것이었다”고 정의했다. 4월 혁명이 민중혁명이었고, 이 혁명의 이념은 ‘반독재 민주 반외세 민족자주 반분열 통일 반부패 특권민중’으로 요약할 수 있음을 증언한 것이다.

우리 헌법에는 “3ㆍ1 기미독립운동의 자주 독립 정신과 그로부터 비롯된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법통을 잇고 4ㆍ19 민주이념을 건국의 정신으로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3ㆍ1 운동이 한민족의 자주독립정신을 세계만방에 과시한 것이었다면 4ㆍ19 혁명은 이 나라 민주 역량을 온 세계 인류에 확인시켰다.

4월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되고 있고 역사 속의 사건이 아니라 아직도 타오르고 있는 우리 민중의 숨결이자 정신이다. 그러나 지난 선거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반민족 반민주 반민중 반통일의 길을 걷는 세력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 국가에서, 우리 지역 공동체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과 민족 민주 민중 통일을 지향하는 양심 세력과의 각축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4월 혁명 정신은 민족 통일을 이루고 우리 민족이 더불어 함께 인간답게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룩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오늘 4ㆍ19혁명 52주년을 맞으며 아쉬움이 크다. 혁명의 역사적 민중적 성취를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는 말할 나위도 없다. 혁명의 열기와 민심을 제대로 읽고 조직하지 못한 정치세력의 분열과 무능은 당시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아직껏 5·16 군사정변의 후계자들이 세상을 농단한다. 아직껏 복지논쟁이 가열되는 것은 우리사회의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경시되고 지체되었다는 증거다. 반값 등록금,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민간인 사찰, 중학생 투신자살 … 이런 삭막한 현실을 못 본 체하는 자 누구인가. 보수 수구 정치집단이며 보수 수구 언론이다.

신문의 면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텔레비전 화면이 화려해지고 특파 기자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온갖 현장을 다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의 언론 자유와 다양성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돈’이다. ‘천한 자본’이다. 생존을 위해 돈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필요한 돈은 땀 흘려 일해서 벌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더 좋은 사회는 경제와 문화가 시장과 광장이 정신과 물질이 함께 굴러가고 영원을 추구하는 그런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이다.

요 며칠 전 선거에서 우리 지역은 ‘일하는 사람이 살 맛 나는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진보정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진보정치세력을 통해서 민주화 운동은 계속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위해서,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인간사회’, 사람과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있는 ‘생명사회’의 실현을 위해서 민주주의는 더욱 확대되고 심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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