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할 일 한건데 면목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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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할 일 한건데 면목없네요”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2.05.0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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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풍산치안센터 소장

지난 4월 3일 매서운 비바람이 몰아쳤다.

풍산치안센터 김종국 소장(사진)은 산중에 컨테이너 하나를 놓고 생활하는 독거노인이 걱정돼 평소 잘 타지 않던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할아버지의 집으로 향했다.

그 집으로 가는 길은 좁은 농로에 비라도 오면 진흙땅이 되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토바이는 진흙더미에서 미끄러져 꼬꾸라졌고 김 소장은 밀려오는 통증을 참아가며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고 할 수 없이 다시 치안센터로 향했다. 이튿날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김 소장은 병원을 찾았고 지난 해 1월 퇴근길에 사고로 다쳤던 디스크가 다시 터졌다는 말을 듣고 전주 다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해 9월 2일 풍산치안센터에 부임한 김종국 소장은 부임 후 부인과 함께 풍산내  거주중인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온정을 베풀었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도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찾아가 음식을 건네며 불편한 점이 없나 살폈고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이 있으면 순찰차에 태워 직접 목적지까지 향했다. 마을 주민들이 단체 관광이라도 가면 비어있는 마을을 수시로 순찰하며 치안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런 그의 온정을 조모(79·풍산 금곡)씨는 “처음에는 내가 불쌍하게 보여서 그러나 싶어서 마냥 좋지 만은 않았지. 근데 수시로 찾아와 집에서 반찬으로 한 음식 가져다주고 무슨 일 없나 살피러 오는 모습을 보면서 참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졌지”라며 김 소장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여러 번 되풀이 했고 “빨리 낫기만을 바라지”라며 김 소장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인 남수원 풍산노인연합회 회장 역시 “부부가 참 검소하고 좋은 사람들이여. 노인이고 젊은이고 할 거 없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마을에 아무 일 없는지 항상 확인하러 다니고 그만한 사람이 없어. 부인은 동네 어른들 간식도 만들어다 주고 앞집 할머니 뒷바라지 해주고, 김 소장은 주민들하고 단합도 잘되고 노인 공경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도 칭찬이 자자혀”라며 “나도 조만간 문병 꼭 가야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치 12주의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중인 김 소장은 “당연히 할 일을 한 건데 이렇게 주목받는 게 참 면목 없고 쑥스럽네요”라며 취재를 정중히 사양했다.

김 소장의 말대로 당연한 일일수도 있지만 그 당연한 것마저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기에 김 소장과 그 부인의 따뜻한 마음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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