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길 행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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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길 행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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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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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때면 다시 이길을 찾아와 걷고 싶다
정서영 (담양 한빛고 2)

 

한빛고에서 자연체험학습 활동으로 3박 4일 ‘섬진강 도보기행’을 한 적이 있어서 나에게 섬진강은 친근한 느낌이었다. 그때 걸었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순창 구미리 장수회관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우리를 안내해주실 양병완해설사를 만나 맨 처음으로 간곳은 ‘남원양씨 종중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보물각이었다. 고려 공민왕 때 받은 과거 합격증인 홍패와 백패, 조선 명종 때 받은 사령교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6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 종이들이 썩지 않고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보물각을 내려와 장수회관에서 해설사님께 민요와 단가, 판소리를 배웠다.

양병완 해설사의 우리전통문화에 대한 사랑이 하울림 멤버들에게도 전해져서 모두들 서툴지만 즐겁게 따라 불렀다.

문화체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섬진강 마실 길 걷기를 시작했다. 약 3시간가량의 코스여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해설사의 재미있는 퀴즈와 멋진 자연경관으로 걷는 내내 웃음꽃이 피었다. 얼음, 곰보배추, 개옻나무, 자운영, 갈참나무 등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식물들의 이름을 퀴즈로 재미있게 배우고 각각의 효능의 설명을 들으니까 괜히 똑똑해진 것 같아서 으쓱으쓱해지기도 하고 식물들이 새롭게 보였다.

중간쯤에 와서는 섬진강 주변의 식물들에서 눈을 돌려 멋진 바위들을 봤다. 자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자라바위, 옛날에 서당학생들이 앉아서 글을 읽었다는 서당바위, 남원양씨 집안의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종호, 요강의 모양을 하고 있는 신비로운 요강바위 등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빛고에서 도보기행 때 걸었던 길이었지만 사뭇 느낌이 달랐다. 자연체험학습으로 걸었을 때에는 섬진강의 전체적인 경관에 감동하면서 걸었다면 이번 섬진강 걷기 행사에서는 속속히 섬진강을 들여다본 것 같다. 한걸음 한걸음에서 계속 배움이 있게 하신 양병완해설사께 너무 감사했다. 껄껄 웃으시던 그 정 많은 웃음이 섬진강과 참 잘 어울리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섬진강이 관광지로 많이 유명하지는 않다는 말을 듣고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섬진강의 멋스러운 경치와 꾀꼬리의 고운 소리가 사라진다면 차라리 유명해지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다 좋았지만 섬진강의 자연과 시멘트길이 어울리지 않아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자연에 인간의 손이 닿으면 늘 어색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는 걸 또다시 느꼈다. 나중에 빠르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지칠 때가 온다면 느리게 흘러가는 이 길을 다시 찾아와 걷고 싶다. 더 오래오래 이 길이 변치 않고 보존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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