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주인/ 진정으로 뉘우치고
상태바
중신주인/ 진정으로 뉘우치고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2.05.29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重 무거울 중 新새 신 做 지을 주 人 사람 인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34

《晉書(진서)》에 뜻을 세워 성공한 사람들에 관한 것 중 주처(周處)에 관한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진(晉. 205-420)나라 혜제(惠帝)때 양흠에 살던 주처는 부친이 태수를 지내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나이 열 살 때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아버지의 가르침과 보살핌을 많이 받지 못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지냈다. 게다가 남달리 몸이 강인하고 힘도 보통사람을 꺾을 정도여서 걸핏하면 남을 두들겨 패는 포악한 사람이 되어 마을 사람들의 기피대상이 되었다.

주처가 철이 들면서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지난 허물을 고쳐 새 사람이 되겠다(痛改前非 重新做人, 통개전비 중신작인)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고 계속 피하기만 하므로 한 노인을 붙잡고 물었다.

“왜 저만 보면 얼굴을 찡그리고 피하십니까? 제가 잘못을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겠다는데 어찌 그리 믿지 않는 것입니까?”

“사람들이 그러는데, 우리 마을에 세 가지 해로움이 있다고 하네.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 장교 아래 있는 교룡, 그리고 주처 자네를 말하네. 만약 자네가 호랑이와 교룡을 죽인다면 자네가 새 사람이 된 것으로 여기겠네. 우리를 믿게 해 주게.”

그 노인은 눈엣가시 같은 주처가 호랑이와 교룡을 죽이다가 같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세 가지 해로움을 한꺼번에 제거치 못하더라도 다른 두 가지의 해로움을 없앨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구동성으로 그를 격려했다. 그리하여 주처는 마침내 칼을 차고 남산에 올라가 맹호를 잡아 죽이고 다시 장교아래 물에 뛰어 들어 교룡과 사흘 밤낮을 싸워 돌아왔다. 그런데 이처럼 악전고투 끝에 호랑이와 교룡을 죽였는데도 사람들이 그리 반갑게 맞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주처도 이참에 같이 죽어주기를 바랬을 만큼 미워하였던 것이다. 

이에 크게 실망한 그는 아직도 마을 사람들이 자기에 대하여 미운 마음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고, 더욱더 허물을 벗고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굳게 다졌다. 드디어 그는 정든 고향을 떠나 동오(東吳)에 가서 학자 육기(陸機)를 만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다

“전에 저는 나쁜 짓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뜻을 세워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이제 잘못을 고치려고 해도 너무 늦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육기가 격려하여 말했다. “굳은 의지를 지니고 지난날의 과오를 고쳐서 새 사람이 된다면 자네의 앞날은 무한할 것이야!”

주처가 이에 용기를 얻어 이후 10여 년 동안 학문과 덕을 익혀 마침내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

이 성어는 ‘지난 허물을 고치고 착하게 살다.’ 는 것이다. 옛적에 공자는 잘못을 고쳐 새 사람이 되라며, ‘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이 더 큰 허물이며, 허물을 알았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고 하였다. 후세 사람들은 이에 맞춰 특히 죄인들에게 잘못 들어선 길을 버리고 착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결의를 갖도록 격려하기 위해 이 성어를 자주 사용하였다.

이와 유사한 성어로 改過自新(개과자신)이 있다.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고쳐나간다’는 뜻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