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과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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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과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2.05.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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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한다. 나 자신도 요즘 신문에 대해 신뢰를 느끼지 못한다.
조중동으로 대별되는 보수언론의 요즘 기사를 보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그 매체를 찾아보는 독자들의 생각이 나와 같지 않다는 사실도 나는 안다. 보수 언론을 구독하는 독자들은 자신들이 ‘우리사회의 주류’라는 자부심을 갖는 한편 진보지라고 평가받는 한겨레와 경향을 읽는 독자들은 스스로를 ‘개혁적 여론주도층’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열린순창>과 같은 지역 주간지나 도 단위 지방 일간지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은 어떠할까. 질 낮은 신문, 오타가 많은 신문, 힘 있는 자에게 약하고 힘없는 놈에게 강한 사이비 신문, 볼게 없는 신문, 관청에 빌붙어 사는 신문, 가난한 신문 등 최악의 평가와 멸시의 대상은 아닐까. 무엇보다 지방 일간지나 지역 주간지를 ‘질 낮은 사이비 신문’으로 인식하는 독자라면 구독료를 착실하게 내며 구독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만드는 신문이 지역 주민과 독자로부터 신뢰 받고 사랑받는 신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지역신문 기자는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보통 지역신문과 확실히 다른 신문’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나가는 것 뿐”이라며 “그 외의 대안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냥 ‘확실히 다른 신문’이라는 이미지만으로는 안 되고, 적어도 이 신문을 보는 사람은 ‘지역의 여론 주도층’이며 ‘수준 높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문한다.

독자가 신뢰하고 애독하는 신문이 되려면 지역사회의 이슈와 화제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차별화된 정보와 내용으로 지면이 넘쳐나야 한다. 또한 신문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기득권에 맞설 용기가 있고 권력자의 일방적인 치적 홍보를 과감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사실과 근거를 바탕으로 지방언론의 잘못도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도덕적 우월성을 지켜나가며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신문, 권력이 길들이지 못하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문의 차별성을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적인 독자나 군민들이 신문의 차별성을 발견하고 인정하기에는 지방과 지역의 언론 환경이 복잡다단(複雜多端)하다. 독자들은 신문을 동시에 펼쳐놓고 매일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논조의 차이를 인식하기 쉽지 않다. 세월이 흐르면 알게 될 일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하루빨리 기존의 관념에서 탈피하고 관행과 깨끗이 결별한 후 더 철저하고 더 확실하게 밀착 보도하면서 ‘공정보도’을 실천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신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감하게 개혁을 지향하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이 눈치 저 눈치 다보고 이 말, 저 말 다 듣고 이런 걱정 저런 부작용 고려하다보면 바른 신문을 만들 수 없다. 개혁은 추진하다보면 반드시 보수의 반발에 부딪친다. 신문과 지역을 개혁하는 일은 강력한 의지와 결연한 과단성으로 이룰 수 있다. 보수의 다른 표현인 관행과 관념을 떨쳐내야 한다. 수구에게 발목이 잡히면 끝이다.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보도자료나 받아쓰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나 쟁점거리는 무궁무진하다. 쟁점과 관심거리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신문, 이미 드러난 사실만 전달해주는 신문, 이미 불거진 문제점만 취재해 보도하는 신문은 언론이 아니다. 소식지에 불과하다.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 심층, 다각, 집중 취재 보도를 해야 한다. 관련자를 모두 인터뷰하고 현안이나 쟁점이 완결될 때까지 눈과 손을 떼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취재력이 부족하고 쟁점을 부각시키는 기교도 미흡하다. 그러나 이를 탓하기 보다는 우리 신문의 정체성와 차별성에 물을 타며, 길들이려고 동원되는 관습과 관행에서 벗어나야 바른 신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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