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희씨 인계면 독거노인 돌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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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희씨 인계면 독거노인 돌보미
  • 황호숙 기자
  • 승인 2010.08.0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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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고싶다”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오늘은 어떤 분을 만나 행복한 인사를 건네고 맛있는 음식을 드릴까를 고민하며 마을을 한 바퀴 거닌다는 양정희씨.

 

인계면 쌍암리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타지에 나갔다가 17년 전에 내려와서 직업을 갖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당찬 여성이다. 인계면에 사는 독거노인 스물다섯 분의 딸이 되어주고 친근한 말동무가 되는 일이 독거노인 돌보미가 하는 일이다. 건강상태와 활동상황을 확인하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챙기며 전화로 웃음으로 돌보는 치료사다. 가끔은 거동 못하는 독거노인을 찾아 청소도 해주고, 병원 치료도 도와야 하고 속상함도 외로움도 달래주는 상담사도 되어야 한다.

“옆집 할머닌 병원 가셨나봐, 문이 잠겼네. 엄니 또 주전자 태웠구먼. 조심 해야죠”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일일이 안부를 묻는다.

“워메. 우릴 엄청나게 귀찮게 해 부러” 노인 일자리사업에 나온 어른에게 오디 즙과 빵을 건네 길래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농부터 친다. “관절이 징그럽게 에릴 때는 딱 죽어 불고 싶어”라는 김명순(75세) 할머니 투정에는 “죽을힘으로 살아 야제” 라며 눈 흘기다가 “우린 겁나게 사랑해 부러”하며 껴안고 웃는다. 유금례 할머니는 “이불도 꿰매주고 쌀도 갖다 줬다”며 “속 깊은 마음이 멀리 있는 아들딸보다 백배는 낫다”며 고마워한다.

월급 75만원 중 35만원을 자원봉사비로 내놓고 있다는 양정희씨는 스스로 뿌듯한 보람 때문에 17년간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단다. 봉투 한번 내미는 것보다 손잡아 주고 맛있는 음식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 한단다. 아름다운 세상 소풍 나왔다 떠나는 마지막 날에 당신 때문에 행복했다며 울어주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으면 잘 산 인생 아니냐며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동화책 속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양정희 씨와 동행하면서 일거리에 비해 얄팍한 월급봉투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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