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영화관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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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관은 어디로 갔을까?
  • 정기애 기자
  • 승인 2012.06.12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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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김용택 시인은 한 강연에서 자신의 학창시절에는 책보다 영화를 즐겨봤다고 회상했다. 순창농림고(제일고)를 다닌 시인은 학교를 마치면 늘 영화관 주변을 거닐며,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챙겨보고는 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시절 영화들이 시인의 풍부한 감성을 형성하게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오래전 청춘의 감성을 자극했던 시골 영화관이 인구가 줄면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을 닫은 것은 순창지역뿐만이 아니다. 영화잡지 ‘씨네21’(6월5일자)은 ‘이제는 문화ㆍ복지로써 영화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씨네21’은 2011년 통계를 인용하며 광역시를 제외한 기초지자체 60%정도의 지역에 영화관이 없다고 한다. 영화 관객수는 늘었지만 오히려 영화관은 줄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역에 영화관이 없다는 것은 동시대에 영화에 대한 경험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순창을 비롯한 60%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영화라는 현대사회의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역간 격차가 심해진 것은 ‘돈’이 되지 않는 곳에는 들어오지 않는 ‘시장’의 원리에 영화 문화를 맡겨놓은 결과이다. 내년쯤이면 읍내에 작은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아직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지만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영화관이 생긴다고 저절로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몇 년전부터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장수군은 주민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면단위로 셔틀버스 운행을 하는 등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관객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지역도 영화관이 들어서면 면단위 청소년들과 주민들도 영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도시와 시골은 문화적인 면에서 극단의 차이를 보인다. 영화는 물론 공연 등을 보기 위해서는 광주, 전주 등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한다. 1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한번 움직이기 위해서는 큰맘을 먹어야 하고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있어 예전에는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해준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작은 영화관 조성은 이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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