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1) 왜 협동조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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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1) 왜 협동조합인가
  • 서성원 위원장
  • 승인 2012.08.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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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 전주사회경제네트워크 운영위원장
협동조합은 99%의, 99%에 의한, 99%를 위한 기업이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이고, 올해 12월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김완주 도지사는 민선5기 하반기 주요정책의 하나로 ‘협동조합 육성’을 선정하고 그 첫 단계로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5월 개설했던 ‘전북협동조합스쿨’ 1기를 마치고 8월 23일 2기를 개설했다. 

<열린순창>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지역의 소자본 소상공인과 서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결실로 이어지기 바라며 전주사회경제네트워크가 주관한 ‘협동조합 이해를 위한 시민강좌’에서 이뤄진 강의를 지상 중계한다.

이는 우리 지역에 건강한 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연대와 호혜에 기초한 사회적 경제 활동을 확산시켜 지역과 사람을 살리는 경제민주화가 이룩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한 발짝만 바다 바깥으로 나서면 ‘다른 경제’와 ‘다른 기업’이 널려있는데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다. 여러 사람의 ‘협동’으로 꾸려가는 기업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렇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주주이익 극대화를 숭배하는 자본주의 기업만이 유일한 기업인 줄 알았다. 적자생존과 승자독식이란 필요악에 순응했으며, 1명의 천재가 거액 연봉을 독차지하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외눈박이 마을에서는 모든 사람이 눈 하나만 달고 사는 줄 안다.

“제목에 ‘협동조합’ 단어는 넣지 맙시다.”

1년 전 여름, 공동 집필을 제안하면서 누군가 꺼냈던 말이다. 협동조합의 이미지가 산뜻하지 못하고, 그래서 책이 잘 안 팔릴 거라는 이유였다. 협동조합을 알리는 책을 쓰면서, 협동조합을 숨기자니? 불만스러웠지만 동의했다.

그로부터 1년 뒤, <99%를 위한 기업 : 세계의 협동조합을 배우다>을 세상에 내놓는다. 당당하게 표지에 협동조합 글자를 새겼다. 협동조합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 사이에 제법 많이 바뀐 덕분이다. “협동조합 기업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이겨냈다. 시장경제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기업 형태이다.” 그렇다. 지금이 옳고, 1년 전이 틀렸다. 협동조합은 시대착오적인 기업 형태가 아니고, 사회와 경제라는 두 날개로 비상하는 선진적인 기업이다.

2011년에 유럽과 오세아니아의 협동조합 기업 현장을 직접 돌아보았다. 협동조합 기업과 자본주의 기업이 공존하는 세상을 목도했다. 유레카! 협동조합이었구나! 비판만 한다고 비판을 받았던 언론인의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희열을 느꼈다. 그동안 줄기차게 재벌 경제를 질책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찜찜함을 안고 살았다. 그래서 어쩌자고? 대안이 뭔데?

자본가의 탐욕을 옹호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의 곳곳에 성공한 대기업의 사회 독점을 우려하는 문장을 함께 남겨 놓았다. 시장의 유일한 사업자로 독점권을 행사하려는 자본주의 기업들의 질긴 욕망을 일찌감치 간파했던 것이다.

협동조합은 다수의 경제적 약자들이 서로 뭉치고 나누는 호혜의 힘으로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자본주의 독점의 치명적인 폐해를 극복하려는 기업이다. 복지나 자선단체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는다. 자기책임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고양시킨다. 협동조합은 99%의, 99%에 의한, 99%를 위한 기업이다.

‘다른 경제’와 ‘다른 기업’이 시장에서 작동하는 해외의 구체적인 현장을 이 책에 담았다. 앞으로 우리 주변에서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협동조합으로 시작할까, 아니면 주식회사로 할까? 어느 쪽이 우리 사업에 더 적합할까?” 어떤 기업 형태가 나와 우리의 사업에 맞는지, 선택지를 놓고 살펴보는 것이 상식에도 부합한다.

주식회사만이 유일한 기업 형태라고 강권하는 세상은 정의롭지도 못하고 불행을 확대재생산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만 그렇게 살아왔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표되는 2012년 12월부터는 다양한 협동조합의 설립이 자유로워진다. 이제는 학교 친구들, 뜻맞는 동업자들, 농민과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우리를 위한 우리의 기업’을 세울 수 있다.

자! 협동조합으로 기업하자!

서성원 전주사회경제네트워크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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