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45) 시비를 다툼은 무익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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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45) 시비를 다툼은 무익한 일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2.10.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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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은 탁한 마음을 만들고 탁한 마음은 어리석음을 만든다. 탁함이란 흐릿하여 맑지 않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음을 의미하고 맑은 마음이란 이해득실에 물들지 않은 비어있는 본래의 마음을 의미한다. 마음이 명예와 지위 돈과 이득을 구하며 편하게 살고 싶은 욕구에 의해 점령되면 사리를 보는 눈은 흐려지고 탁해져 객관적인 공정성을 상실하게 되어 진리와 도의를 외면하며 이해득실에 의해 희로애락과 애증의 감정이 발생하고 감정은 욕망과 결합하면서 이성을 부리고 사상과 이념을 지배한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지식인들이 진리와 진실을 왜곡하고 악에 고용당하는 원인이다.

욕망이라는 감정은 자기합리화를 위해 이성으로 하여금 논리를 동원하게 하여 자기를 성취해간다. 때문에 사리의 옳고 그름이 통할 리 없으며 그릇됨을 지적한들 진노를 더해줄 뿐이다. 귀에 거슬리는 말은 따지지 말고 그냥 흘려버리라. 사람마다 장단점은 다 있고 선량하고 후한 사람과 악하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니 시비를 가려본들 통하지도 않고 성과도 없이 감정의 앙금만 남게 된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궁할수록 자기 방어적이 되기 때문이다.

욕구는 지혜의 눈을 멀게 한다. 절제되지 않는 성욕, 식욕, 물욕, 명예욕, 권력욕은 모두가 탁한 욕구로서 자신의 주인인 목숨을 걸어 도박을 함으로서 인생의 불행을 만든다. 사람이 화가 나는 것은 욕구가 좌절되거나 손해를 볼 경우와 기대가 어긋나거나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한 경우이니 남으로부터 우대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남의 무관심이 오히려 편하며 서운할 이유가 없어지고 명리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손해날 것이 없으니 화를 낼 이유가 없어지며 기쁜 일 즐거운 일을 구하지 않으면 슬프고 화날 일이 적어지고 다른 사람의 사상과 이념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나와 같길 기대하지 않는다면 화날 이유가 없어지며 세상의 모든 일은 항상 나의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음을 늘 염두에 둔다면 화날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음식에 있어 탁함이란 맛난 음식을 의미하고 맑은 음식이란 담백함을 의미한다. 맛난 음식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만 입에 식탐을 일으켜 과식하게 함으로서 위에 부담을 주어 위를 병들게 하니 어찌 절제하기 쉬운 담백한 음식보다 낫다고 하겠는가? 맛난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으면 담백한 음식이 맛나니 입맛이 본래의 자리를 지킴이다.

지위에 있어 높고 낮음을 탁하다 하고 높지도 낮지도 않음을 맑다고 한다. 높은 지위에 올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우대받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의 바라는 바이지만 도를 넘으면 패가망신의 근본이 되니 옛날에는 권력투쟁에서 밀려나면 자신은 물론이고 삼족이 몰살당하는 멸문지화로 이어졌고 지금도 정치에 중독되어 가산을 탕진하여 가족을 불행하게 하고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끼쳐 원망을 자초하며 자신을 미화하고 자화자찬에 열중하며 상대를 폄훼하는 패덕을 일삼는 사람이 있으니 어찌 악하다 아니하리. 이를 일러 탁하다 한다.

자기를 비우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을 맑고 귀한 사람이라 하고 자기를 위해 남을 해치는 사람을 탁하고 천한 사람이라 한다. 천할 ‘천(賤)’은 재물을 의미하는 조개 ‘패(貝)’와 해칠 잔, 적을 전(戔)으로 쓰이고 이 글자는 ‘창 과(戈)’가 겹쳐져 있는 글자이다. 정리하면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다고 생각하여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이 갖기 위해 사람과 싸우고 사람을 해치는 사람 즉 욕심의 노예를 천한 사람이라 한다.

우탁생진노 개인리불통 휴첨심상화 지작이변풍 장단가가유 염량처처동 시비무상실 구경총성공[愚濁生嗔怒 皆因理不通 休添心上火 只作耳邊風 長短家家有 炎凉處處同 是非無相實 究竟摠成空] 탁하고 어리석은 마음이 화를 만드니 이는 사리가 막혀 통하지 않음이 원인이므로 화난 마음에 불을 지르지 말고 귀를 스쳐가는 바람쯤으로 생각하라. 가정마다 장단점이 있어 운명의 성쇠부침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인심의 따뜻함과 차가움은 어디나 같고 옳고 그름을 가린들 열매가 없어 결국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명심보감]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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